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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13만 마리의 딜레마…보츠와나 독립 60주년 ‘사냥 논란’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0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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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츠와나의 코끼리 개체 증가와 사냥 허용 논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실제 현장 사진은 아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아프리카 보츠와나가 독립 60주년을 맞아 코끼리 23마리의 사냥을 허용했다. 잡은 코끼리 고기는 농촌 주민들에게 나눠준다. 세계에서 코끼리가 가장 많이 사는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보츠와나 정부는 독립 6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전국 8개 지역에 코끼리 23마리를 잡을 수 있는 허가를 내줬다. 영양류 수십 마리도 대상에 포함됐다. 보츠와나는 지난달 30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60주년을 맞았다.


정부는 이번에 잡는 코끼리가 주민 거주지역을 돌아다니며 농작물과 농업시설에 피해를 주던 개체들이라고 밝혔다. 사냥한 코끼리 고기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이 결정에 환경단체들이 반발했다. 아프리카사바나코끼리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보츠와나에서는 다른 문제가 겹쳐 있다. 이 나라의 코끼리는 약 13만 마리로 추산된다. 개체가 늘면서 농작물을 먹어 치우거나 울타리와 우물을 파손하는 일이 잦아졌고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도 발생한다.


보츠와나는 한때 코끼리 사냥을 금지했다. 2014년 당시 이언 카마 정부가 야생동물 감소를 이유로 금지령을 내렸지만 후임 정부는 2019년 이를 풀었다. 이후 해마다 일정 규모의 사냥 쿼터를 정하고 있다.


사냥은 지역사회의 수입원이기도 하다. 현지 정부 자료에 따르면 사냥 쿼터를 통해 지역사회가 얻은 수입은 지난해 6720만 풀라로 전년 4280만 풀라보다 늘었다. 정부는 코끼리와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도 야생동물에서 나오는 수익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츠와나 코끼리보호협회는 코끼리를 사살하면 주변 무리가 공격적으로 변해 사람과의 충돌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 기념행사에 야생동물을 잡아 고기를 나눠주는 방식 자체가 적절하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전 대통령 카마도 반대에 나섰다. 독립기념일을 위해 코끼리를 제공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다른 국가 행사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코끼리를 둘러싼 보츠와나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영국과 독일에서 아프리카산 사냥 전리품의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자 당시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은 코끼리 수만 마리를 독일 등에 보내겠다고 맞받았다. 코끼리가 너무 많아 발생하는 문제를 외부에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불만이었다.


이번에는 독립 60주년 행사가 다시 불씨가 됐다. 정부가 허가한 코끼리는 23마리다. 전체 개체 수와 비교하면 많지 않지만 국가적인 경축 행사에 코끼리 사냥을 끌어들였다는 점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았다. 허가된 코끼리는 전국 8개 지역에 배정됐으며 잡은 뒤 나온 고기는 주민들에게 나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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