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티 공격 범위 사우디 수도까지 확대
- 얀부 등 에너지 거점도 위협…미국, 직접 개입에는 신중
[인터내셔널포커스] 중동의 전선이 다시 넓어지고 있다. 예멘 후티의 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 남부와 홍해 연안을 넘어 수도 리야드까지 향했다. 미국도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며 경계하고 나섰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19일 후티가 리야드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최근 충돌이 격화된 뒤 사우디 수도가 직접 공격 대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리야드에서는 폭발음이 들렸고 킹칼리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 사우디 측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티는 미사일과 무인기로 리야드의 ‘민감한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서부의 주요 석유 거점인 얀부의 아람코 관련 시설도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의 주장 가운데 일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우디 당국도 얀부와 타이프, 바이시, 파라산 등을 겨냥한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격 지점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사우디 남부 국경지대에 집중됐던 공격이 홍해 연안과 주요 도시, 에너지 시설로 옮겨가고 있다. 나즈란과 지잔, 아브하에 이어 타이프와 제다, 얀부 등에서도 긴장이 높아졌다. 여기에 수도 리야드까지 공격권에 들어왔다.
얀부까지 위협…원유 수송로에도 부담
얀부는 단순한 항구도시가 아니다.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생산한 원유를 홍해로 빼내는 수송망의 핵심 거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우디가 활용할 수 있는 우회 수송로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얀부 주변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반복되면 사우디 국내 문제를 넘어 원유 수송과 홍해 물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리야드 공격 이후 사우디와 후티 사이의 충돌이 급속히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에 체류하거나 이동하는 미국인들에게도 현지 상황을 면밀히 살필 것을 당부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15일 사우디 여행경보를 3단계인 ‘여행 재고’로 조정했다. 무력 충돌과 미사일·무인기 공격 위험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미국이 곧바로 전면에 나설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와 정보 공유와 방공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전선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은 부담스럽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의 해상 안전, 이란과의 긴장, 이스라엘 주변 정세에 사우디·예멘 충돌까지 겹쳤다.
사우디, 막아내는 비용도 커진다
사우디가 당장 맞닥뜨린 문제는 방공망이다.
후티가 미사일과 무인기를 계속 띄우면 사우디는 그만큼 요격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값싼 무인기를 고가의 요격미사일로 막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비용뿐 아니라 요격 자산의 재고도 부담이 된다.
사우디가 영국과 프랑스, 파키스탄, 이집트 등 여러 국가에 방공 지원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실제 배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후티는 공격 지점을 넓힐 수 있지만 사우디는 수도와 공항, 항만, 석유시설을 동시에 지켜야 한다. 공격 횟수가 늘고 범위까지 넓어지면 방어하는 쪽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시선은 이제 사우디의 대응으로 향한다.
리야드를 겨냥한 공격에 맞서 사우디가 예멘 내 후티 시설에 대한 공습을 확대할 경우 후티가 다시 사우디 주요 도시와 에너지 시설을 노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급속 확전’을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민감한 곳은 에너지 수송로다.
호르무즈와 홍해, 얀부는 지도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원유 수송에서는 서로 연결돼 있다. 호르무즈가 불안해지면 홍해로 빠지는 사우디의 우회로가 중요해지고, 그 길까지 공격받으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리야드까지 미사일이 날아든 지금, 중동의 위험은 또 한 단계 높아졌다. 사우디가 어느 선까지 반격할지, 미국이 어디까지 지원할지가 다음 상황을 가를 변수다. 여기에 얀부와 홍해의 원유 수송로까지 흔들리면 충돌의 파장은 중동 밖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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