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인류를 오랫동안 괴롭혀온 결핵균의 생존 비밀을 추적하며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로 자리 잡은 한국계 과학자가 있다. 미국 뉴욕대(NYU) 그로스먼 의과대학 미생물학과의 혜란 다윈(K. Heran Darwin) 교수다.
다윈 교수의 연구는 결핵을 일으키는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 어떻게 사람의 몸속에서 살아남고 감염을 지속하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돼 있다.
NYU에 따르면 다윈 연구팀은 유전학과 생화학을 이용해 결핵균의 단백질 분해·재활용 시스템인 프로테아좀(proteasome)의 기능을 연구해왔다. 특히 이 시스템이 결핵균이 숙주 안에서 생존하고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그의 연구 인생은 처음부터 결핵균을 향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한 다윈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코넬대 의과대학에서 세균 병원성 분야 연구를 이어갔다. 이후 NYU 교수로 자리를 옮겨 결핵균과 숙주의 상호작용을 파헤쳐왔다.
세계 과학계도 그의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2024년에는 삼성호암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암재단은 다윈 교수가 결핵균의 단백질 재활용 시스템을 규명하고 결핵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성과를 인정했다.
같은 해 미국 과학계 최고 권위 학술기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국립과학원(NAS) 회원으로도 선출됐다. NAS가 발표한 신규 회원 명단에는 다윈 교수가 뉴욕대 의과대학 미생물학 교수로 이름을 올렸다.
수상 이후에도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NYU가 공개한 연구실적을 보면 다윈 교수는 2025년 결핵균의 생존과 단백질 조절에 관한 연구를 잇달아 발표했고, 올해 3월에는 결핵균 병원성에서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갖는 의미를 다룬 논문을 발표했다. 7월에도 결핵균의 구리 저항성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가 학술지 「mBio」에 게재됐다.
결핵은 과거의 질병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감염병이다. 특히 약제 내성을 가진 결핵균의 확산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결핵균이 사람의 면역체계를 피해 오랫동안 살아남는 원리를 이해하는 연구가 중요한 이유다.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한 한 과학자가 선택한 연구 대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균이었다. 그 세균의 생존 원리를 끈질기게 추적한 연구는 세계 과학계의 인정을 받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혜란 다윈 교수의 연구 여정은 해외 한인 과학자의 성취가 개인의 성공을 넘어 인류가 풀어야 할 질병의 난제와 맞닿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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