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멕시코는 어떤 외국의 식민지도, 보호령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선을 그은 사람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다.
트럼프가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등의 영토를 미국 국기 색으로 표시한 지도를 공개하자 셰인바움은 멕시코가 자유롭고 독립된 주권국가라며 즉각 대응했다. 세계 최강국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를 이끄는 그의 정치적 존재감이 다시 부각된 장면이다.
셰인바움은 전형적인 직업 정치인과 출발부터 달랐다.
1962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그는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뒤 에너지공학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후와 에너지 문제를 연구했고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활동에도 참여한 과학자 출신이다.
연구자의 길을 걷던 그는 환경 행정에 뛰어들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멕시코시티 정부수반을 거쳐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그의 정치적 성장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이 있다. 셰인바움은 오랫동안 그의 정치 노선을 함께했고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멕시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뒤 그에게 주어진 시험은 ‘최초’라는 상징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
마약 카르텔과 치안, 경제성장, 에너지 정책을 해결하는 동시에 미국을 상대해야 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와 무역, 국경·이민, 마약 문제가 잇따라 양국 현안으로 떠올랐다.
셰인바움의 대응 방식은 정면충돌 일변도와는 다르다. 미국과 협력할 사안에서는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주권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 1일 두 번째 국정보고에서도 모든 국가와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되 굴복하지 않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멕시코의 주권은 협상하거나 넘겨주거나 공유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집권 약 2년을 맞은 현재 정치적 기반도 상당하다.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그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8%로 집계됐다.
이제 셰인바움 앞에 놓인 질문은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넘어선다.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후계자로 출발한 그가 자신만의 정치적 색깔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트럼프 시대의 거센 미국발 압력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남은 임기의 리더십을 평가할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과학자에서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올라선 셰인바움. 이제 그는 연구실이 아닌 국제정치의 최전선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멕시코의 길을 시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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