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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떠난 ‘천재소년’ 닝보위…“인생은 경험” 스웨덴서 새 출발

  • 허훈 기자
  • 입력 2026.08.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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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천재소년’ 출신 연구자 닝보위가 화웨이 표지석 앞에서 촬영한 모습. [사진=닝보위 소셜미디어]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화웨이의 ‘천재소년(天才少年)’으로 주목받았던 연구자 닝보위(宁博宇)가 3년여 만에 회사를 떠나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고향에서 친척의 옥수수 판매를 도우며 잠시 일상을 벗어난 그는 조만간 스웨덴으로 건너가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시작한다.


닝보위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웨이 퇴사 사실을 공개했다. 유럽연합(EU)의 ‘마리 퀴리’ 박사후연구원 지원을 받아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교(KTH)에서 연구를 이어간 뒤 중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그의 이름이 알려진 계기는 화웨이의 ‘천재소년’ 프로그램이었다. 세계적인 수준의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2019년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여러 단계의 전문 평가를 거쳐 소수의 인재를 선발한다.


전자과기대학교에서 통신 분야를 연구한 닝보위는 박사과정에서 주요 학술지와 학술대회에 논문을 발표했고 화웨이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이후 ‘천재소년’으로 선발돼 미래 무선통신 기술 연구에 참여했다.


화웨이에서 보낸 3년여는 성장의 시간이었다. 뛰어난 전문가들과 일하며 전문성을 키웠고 다양한 동료를 만났다. 그는 회사가 제공한 연구환경과 인적 네트워크를 소중한 자산으로 꼽으며 화웨이에서의 경험에 감사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민도 깊어졌다.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업무는 독립성이 강했고 장기간 연구를 이어가면서 외로움과 성취감 저하를 경험했다. 산업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와 학계의 연구 주제가 충분히 맞물리지 않는 현실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대학 교수와 연구자들과 논의하면서 그의 관심은 다시 학계로 향했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 과제를 학계와 연결하고 연구 성과를 다시 산업 현장에 접목하는 역할을 새로운 목표로 삼았다.


인공지능(AI)의 빠른 발전도 진로를 돌아보게 했다. 자료 검색과 기술 동향 분석 등 자신이 해오던 업무를 AI가 빠르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존 전문성의 미래 가치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그는 AI를 피하기보다 활용 능력을 키우면서 자신의 전공인 무선통신 연구를 더욱 깊이 파고들기로 했다.


퇴사 후 첫 행보는 뜻밖에도 고향이었다. 가족을 만나러 돌아갔다가 친척의 옥수수 판매를 도왔다. ‘화웨이 천재소년이 옥수수를 판다’며 관심이 쏠렸지만 농업으로 진로를 바꾼 것은 아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다른 삶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서였다.


닝보위는 차량호출 서비스 운전이나 단편 드라마 출연처럼 전혀 다른 일을 경험하는 상상도 해봤다. 자신을 하나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에 가두기보다 다양한 삶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천재소년’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도 스스로는 내려놓는다. 화웨이에 들어간 뒤 자신보다 뛰어난 연구자들을 많이 만났고 성과에 대한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도 겪었다. 연구자로서 자신만의 장점은 있지만 결국 평범한 사람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보다 각 시기에 얼마나 깊고 특별한 경험을 남기느냐다. 고향에서 옥수수를 팔아본 시간도,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는 선택도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닝보위는 인생을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누구에게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다음 무대는 스웨덴이다.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마치면 중국으로 돌아와 무선통신과 AI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천재소년’이라는 이름으로 화웨이에 들어갔던 닝보위는 이제 그 수식어를 내려놓고 자신의 이름으로 새로운 연구자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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