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8월 15일은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광복절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패전과 함께 찾아온 해방으로부터 올해 81년이 흘렀다. 이제 당시를 직접 경험한 세대는 빠르게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광복은 점점 살아 있는 기억에서 기록 속 역사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광복절의 의미를 81년 전 그날의 환희에만 가둬둘 수는 없다. ‘광복(光復)’은 말 그대로 빛을 되찾았다는 뜻이다. 나라를 되찾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자유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나라를 빼앗긴 뒤 수많은 사람이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만주와 연해주에서는 무장투쟁이 벌어졌고 중국 상하이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국가의 명맥을 이어갔다. 중국 각지와 미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도 독립운동가와 한인사회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힘을 보탰다.
그래서 광복의 역사는 한반도 안에서만 바라보기 어렵다. 중국 동북지역 곳곳에는 지금도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용정과 화룡, 왕청, 훈춘을 비롯한 지역에는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던 마을과 학교, 전투 현장이 자리한다. 연해주와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 역시 광복으로 이어진 역사의 한 축이었다.
광복 이후의 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갈라졌고 5년 뒤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식민지배에서 벗어났지만 하나의 국가를 온전히 되찾겠다는 기대는 분단이라는 또 다른 현실과 마주했다. 광복 81주년인 오늘까지도 그 분단은 계속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 역시 끝나지 않았다.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사교과서와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흔들린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인식 차이가 외교와 안보, 경제 협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도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고 광복절을 일본에 대한 분노만 확인하는 날로 만들어서도 안 된다. 과거를 기억하는 목적은 증오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데 있지 않다. 식민지배가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기억하고, 다시는 힘으로 다른 나라와 민족의 자유를 빼앗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세대가 바뀌면서 기억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독립운동가의 이름 몇 명을 외우고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역사를 이어가기는 어렵다. 오래된 사진 한 장과 독립운동가의 편지 한 통, 해외에 남아 있는 유적 하나가 어떤 시대를 증언하는지 찾아내고 다음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하는 일이 중요하다.
81년 전 사람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를 꿈꿨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광복은 그들이 되찾고자 했던 자유와 존엄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남는다.
광복절은 과거를 바라보는 날이면서 동시에 현재를 비추는 날이다.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은 역사책에서는 이미 끝난 사건이다. 그러나 그날이 남긴 자유와 평화, 주권의 가치를 지키는 일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광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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