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정조준한 공습을 감행했지만, 정작 공격 목표였던 핵심 시설은 무사하다는 이란 쪽의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핵시설 3곳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선언했지만, 이란은 “공습은 있었지만 실제 피해는 크지 않다”고 맞섰다. 특히 포르도 핵시설에 대해선 “지하 시설은 멀쩡하고, 방사능 유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와 의회, 관영 언론, 전문가까지 한목소리로 “미국의 주장은 과장됐다”고 반박하며, 사전에 준비된 ‘관리된 위기 대응’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22일, 국회의원 마난 레이시(쿠움 지역구)의 발언을 인용해 “포르도 시설은 거의 손상되지 않았고, 지상 구조물 일부만 경미하게 파손됐다”며 “공습 이전에 위험 물질은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말한 ‘완전 파괴’는 허풍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포르도 핵시설은 지하 100미터 가까이 깊숙이 설치돼 공습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실제로 미국 CNN은 이란 국영영문채널 보도를 인용해 “미군의 공습은 출입구 통로 일부에만 영향을 줬고, 핵심 설비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장을 방문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현장 분위기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했다”고 묘사했다.
이란 당국은 이번 공습이 “사전에 통보된 계획된 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중동 전문 언론 <암와즈 미디어(Amwaj.media)>는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은 사전에 이란에 공습 대상과 범위를 알렸고, 이란은 핵물질과 인력을 미리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공격 직전 위성 사진에는 포르도 시설 입구에 중장비 트럭 수십 대가 모여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란 원자력청은 22일 성명을 내고 “공격으로 인해 핵 산업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도 국제법과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위반했다”며, “이번 공격은 국제사회가 경계해야 할 불법적이고 위험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국회 고문 마흐디 모하마디는 “우리는 며칠 전부터 미국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준비해왔다”며 “이번 공습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며, 되레 미국의 어리석음을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는 22일 “이제 전쟁은 시작됐다”는 강경 메시지를 내놨고, 같은 날 이스라엘은 “이란이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 27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응급당국은 이 공격으로 1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습이 중동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미국을 새로운 장기전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퀸시연구소의 아담 웨인스타인은 “이런 식의 공습은 충돌의 악순환을 불러오며, 미국이 선택적 전쟁에 휘말릴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전 미 국무부 고문이자 옥스퍼드대 방문학자인 데이비드 필립스는 “트럼프는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손에 놀아났다”며, “이스라엘은 애초부터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했고, 결국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 일을 여기서 끝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자가당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 군사보복보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력 중단이나 NPT 탈퇴, 디모나 핵시설 공격 등 정치적·외교적 강수를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전문 언론 <암와즈 미디어>는 “이란이 상징적 대응이 아닌 실질적 조처에 나설 경우, 중동 전역에서 연쇄적인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국제 핵질서의 균열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란은 “핵 산업은 계속된다”고 선언했고, 미국은 “이것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위기 국면 속에서도 이란은 ‘예상 가능하고 통제된 대응’을 내세우며, 확전의 불씨를 조절하고 있다. 문제는 다음 행동이 어디서 시작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단지 테헤란과 워싱턴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중동 전체의 불확실성을 가늠할 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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