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 전초기지를 대거 확충하며 사실상 장기 주둔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휴전 이후에도 군사 인프라 확장과 도로 건설, 민간 시설 파괴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 산하 연구기관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는 최근 조사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에 최소 13개의 신규 군사 전초기지를 건설하고 기존 군사 시설을 통합·확대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탐사보도 매체 드롭사이트뉴스(Drop Site News)가 인용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가자지구 휴전 이후 이 지역은 이른바 ‘노란선(yellow line)’을 기준으로 두 구역으로 나뉘었다. 노란선 동쪽은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전투 구역으로, 접근 인원에 대해 발포가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쪽 지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연구진은 “이스라엘이 노란선을 임시 통제선이 아닌 영구적 경계선으로 고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해당 선을 따라 군사 인프라를 확장하고 통제 지역 내 토지를 체계적으로 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약 53%가 사실상 통제·정리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전 작전에서도 노란선을 넘거나 인근에 접근한 인물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즉각적 위협”을 이유로 공격을 정당화해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0월 10일부터 12월 2일까지 노란선 동쪽에 48개의 군사 전초기지를 유지했으며, 이들 기지는 군이 새로 만들거나 확장한 도로망으로 연결돼 있다. 해당 도로는 가자지구 외부의 이스라엘 군사기지·도로·정착촌과도 연계돼 있다.
지도와 현장 배치 불일치
포렌식 아키텍처는 이스라엘이 제시한 지도상의 노란선과, 가자지구 현장에 실제 설치된 노란색 표식의 위치 사이에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확인된 27개의 노란색 표식은 모두 지도상 경계선보다 안쪽에 설치돼 있었으며, 최대 940m까지 가자지구 내부로 침범한 사례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휴전 이후에도 민간인과 주거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가자지구 어디도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관영 통신 와파(WAFA)는 최근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역에서 공습을 재개하고 가자시티 동부와 투파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베셀렘 (B'Tselem)도 별도 보고서에서 “휴전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이어진 군사 작전으로 가자지구 주택의 90% 이상, 전체 건축물의 70%, 도로망의 81%가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말라야 대학교의 연구원 벨랄 알라크라스(Belal Alakhras)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현재 태세는 안보를 명분으로 한 지배의 고착화 전략”이라며 “이는 안정이 아니라 구조적 불안정을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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