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중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극단적 중국화(Chinamaxxing)’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과거 일본·한국 문화가 서구를 휩쓴 것과 달리, 이번 흐름은 미국이 ‘경쟁자’로 규정해온 중국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다.
미국 CNN은 2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틱톡(TikTok) 등 해외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서구 젊은층이 중국식 생활 습관과 양생법을 따라 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뜨거운 물 마시기, 슬리퍼 착용, 아침 체조 등 중국의 일상 문화를 따라 하며 “중국인이 되는 법”을 유머러스하게 소개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 틱톡 이용자가 중국식 아침 운동을 따라 한 영상은 ‘좋아요’ 3만 건 이상을 기록했고, 사과를 넣은 물을 끓여 마시는 영상은 조회 수 240만 회를 넘겼다. 일부 영상에는 ‘#newlychinese(신참 중국인)’라는 해시태그가 붙었고, 영화 「파이트 클럽」의 대사를 패러디해 “내 인생에서 가장 중국적인 순간에 당신을 만났다”는 문구를 쓰는 경우도 등장했다.
CNN은 아시아 문화가 서구를 강타한 전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 ‘중국화’ 열풍은 성격이 다르다고 짚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중국은 오랜 기간 ‘주요 경쟁자’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 젊은층이 중국 문화를 자발적으로 소비하는 현상은 미국 사회 내부의 분위기 변화를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의 배경으로 미국 사회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만을 꼽는다. 정치적 혼란, 총기 폭력, 인종 문제 등이 미국의 ‘밝은 이미지’를 약화시키는 가운데, 중국인의 일상과 도시 생활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하이·충칭 등 중국 대도시의 정돈된 거리, 비교적 안정적인 치안, 미래지향적 도시 풍경을 담은 영상들이 미국 소셜미디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초고층 빌딩, 드론 라이트 쇼, 대중교통 시스템, 전기차와 청정에너지 역시 인기 소재로 떠올랐다.
CNN은 중국 사회가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영상들이 노후화된 미국 인프라와 높은 생활비와 대비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고 전했다. 하버드대 과학사 박사 과정의 방톈위(方天宇)는 “이번 현상은 중국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미국인들이 미국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더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 연구 예산 삭감, 관세 전쟁 등으로 젊은층의 ‘미국에 대한 환멸감’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미국 정부의 틱톡 금지 압박 이후 일부 미국 이용자들이 중국 플랫폼 샤오훙수(小红书)로 이동하면서, 그간 분리돼 있던 양국 네트워크가 직접 연결된 것이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보도는 또 중국산 전기차·스마트폰 등 제품이 미국 시장에 제한적으로만 유입되며 형성된 인식의 ‘시차’도 지적했다. 방톈위는 “많은 미국인이 이제야 중국이 오래전부터 이런 제품을 만들어 왔고, 품질도 상당히 좋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게임·영화는 물론 ‘라부부’ 같은 캐릭터 인형까지 서구의 중국 문화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CNN은 “중국은 이미 경제적 잠재력으로 서구의 관심을 끌어왔지만, 이제는 ‘쿨한’ 문화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극단적 중국화’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다만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이 현상이 두 강대국 사이에 예상치 못한 ‘디지털 다리’를 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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