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의 재무장, 4년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확전이 맞물리면서 국제사회에서 “세계가 이미 사실상의 전쟁 단계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 주요 정상들과 군 수뇌부는 더 이상 러시아와의 충돌 가능성을 가정 수준으로만 다루지 않고, 실제 군사 충돌에 대비한 국가 차원의 준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군사 역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유럽 각국은 장기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위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냉전 종식 이후 유지돼 온 국제 안보 질서가 동시에 여러 전선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본다. 현재 세계 위기의 핵심 축은 동유럽과 중동이다. 각각 별도의 전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요 강대국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충돌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중국, 이란, 북한 등의 정치·전략적 지원 속에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반대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서방 국가들의 무기·정보·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 내부에서는 전쟁 대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프랑스는 차세대 핵추진 항공모함(PANG) 건조를 추진하며 독자 전략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고, 군 병원 체계도 대규모 전상자 수용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마크롱 정부는 민간에도 비상 식량과 필수 물자 비축을 권고했다.
독일 역시 1000억 유로 규모 특별기금을 통해 군 현대화를 추진 중이며, 프랑스 핵우산과 연계한 공동 억지 체계 논의까지 거론된다. 폴란드는 GDP의 4% 이상을 국방비로 투입하며 유럽 최대 육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고, 학교 사격훈련과 공무원 준군사 교육까지 확대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상황이 이미 대규모 전장으로 확산했다. 2024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시작된 충돌은 이스라엘,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먼 걸프 국가들까지 연쇄적으로 끌어들이며 전선이 넓어졌다.
특히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군사 시설을 동시 타격하면서 긴장은 새 단계로 올라섰다. 이에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대응했고, 이라크·시리아 내 미군 기지와 동지중해 일대 이스라엘 관련 목표물이 위협받고 있다.
가장 큰 파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면서 유조선 수백 척이 대기 상태에 들어갔고,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장기 봉쇄 시 배럴당 120~150달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 때문에 국제정치권에서는 “공식적 의미의 세계대전은 아니지만, 이미 지역 전쟁들이 하나의 구조로 연결된 ‘분절형 세계대전’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 3차 세계대전으로 규정하기에는 신중론도 있다. 주요 강대국 간 직접 선전포고는 없고, 각 전선이 완전히 하나의 전쟁 체계로 통합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유럽과 중동, 아시아 일부 지역까지 동시에 긴장이 높아지는 현 상황은 국제사회가 더 이상 평시 질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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