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서울 명동의 한 골목에서 2월 4일 입춘을 맞아 흰 종이에 검은 먹으로 쓴 ‘입춘대길(立春大吉)’ 문구가 문미에 걸린 모습이 포착돼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종이는 ‘8’자 모양으로 접혀 있었고, 옆에는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글귀가 함께 적혀 있었다. 이를 본 일부 중국 관광객들은 “중국 춘련이 한국에 걸려 있다”며 놀라움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관광객이 붙인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대대로 이어져 온 전통 풍습인 ‘입춘첩’이다. 입춘첩은 입춘날 집집마다 문이나 대문에 붙이는 계절 덕담으로, 새해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는다.
한국의 입춘첩은 중국의 붉은 춘련과 달리 흰 바탕에 검은 글씨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흰색은 새 출발을, 검은 먹은 엄숙한 기원을 뜻한다. 종이를 ‘팔자형’으로 접어 거는 방식은 ‘팔방에서 복이 온다’는 의미를 담는다. 문구로는 ‘입춘대길’ 외에도 ‘건양다경’, ‘국태민안’ 등이 쓰인다.
서울 종로구 등지에서는 지금도 노년층을 중심으로 붓과 먹을 사용해 손수 입춘첩을 쓰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손주 세대까지 함께 참여하며 가풍으로 전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입춘첩을 재해석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대학가와 SNS를 중심으로 직접 입춘첩을 만들어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장면이 중국에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전통을 도용했다”는 주장과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공통 유산”이라는 반응이 맞섰다. 일부는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였느냐가 아니라 지금도 생활 속에서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의 절기 문화가 오랜 세월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 지역에서 고유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고 본다. 같은 입춘이라도 표현은 달라도, 새 계절의 복을 기원하는 마음은 공통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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