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또다시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극우적 발언을 두고 국내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내 정치적 계산이 깔린 의도적 도발”이라는 분석과 함께, 기존의 방어적 대응을 넘어 보다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12월 9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의원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요구하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는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본 입장에 따라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일본 국회에서의 발언과 같은 취지로, 대한민국의 독도 영유권을 재차 부정한 것이다. 일본 총리가 국회 공식 석상에서 독도 문제를 반복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단순한 외교적 언급을 넘어 국내 정치용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이며,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도 단호하고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총리의 국회 발언이라는 점을 고려해 외교적 항의 수위는 조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가 국제법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상태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독도는 경상북도 울릉군에 행정 편입돼 있으며, 주민 거주와 경찰 경비대 상주, 지속적인 행정·사법 권한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이 제기해온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해석, 무주지 선점론,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 등은 한국의 주권을 실질적으로 흔들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의 행보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 방식을 답습한 극우적 전략”으로 규정했다. 송 대표는 최근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 ‘매불쇼’에 출연해 “아베 전 총리가 납치 문제를 외교 현안을 국내 정치용 카드로 활용했던 것처럼, 다카이치는 독도와 안보 이슈를 통해 강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며 “이는 외교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겨냥한 계산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일본 극우 정치의 전형을 설명하며 대만 문제를 함께 언급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일본,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 합의한 국제적 틀”이라며 “중국은 무력 사용을 원하지 않지만, 대만 독립 시도가 있을 경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본토에는 100만 명이 넘는 대만인이 거주하고 있고, 수십만 쌍의 혼인이 이뤄졌으며, 통신·방송·왕래도 자유로운 수준”이라며 “경제적으로도 대만 농업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독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 역시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지만, 일본 총리가 공개적으로 독도를 부정하는 발언을 반복한다면 새로운 대응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에서는 상대가 감수해야 할 부담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 ‘대마도 카드’를 거론했다. 송 대표는 “제헌 국회 당시 실제로 ‘대마도는 우리 땅’이라는 결의안이 제출된 바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역사적 자료도 존재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식 대응이 어렵다면 국회 차원에서라도 대마도 영유권 결의안을 다시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과 대마도가 한국 땅이라는 주장을 역사적·법적으로 비교해보자는 요구 자체가 일본에는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일본이 동시에 여러 영토 분쟁을 안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이다오)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고, 러시아와는 쿠릴열도(북방 4개 섬) 문제로 대치하고 있다. 그는 “일본이 독도 문제를 일방적으로 국제화하려 한다면, 대한민국 역시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다른 영토 분쟁 사안을 외교적으로 거론할 수 있다”며 “일본이 감당해야 할 외교적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송 대표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관련한 외교적 문제 제기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 2014년 센카쿠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의 보호 대상이라는 점을 미국으로부터 확인받았다”며 “같은 논리라면 독도 역시 대한민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영토인 만큼, 방위 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중국 인민해방군의 한 여성 장성이 같은 질문을 미국 측에 던졌던 사례를 언급하며, 독도 문제 역시 국제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끝으로 “독도는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라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바로잡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일본 극우 정치가 이를 국내 정치용 소재로 삼는 행태에 대해 대한민국 역시 전략적이고 주도적인 대응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달 중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독도 발언이 향후 정상회담 의제와 한일 관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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