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허난성에서 여름 수박이 한꺼번에 출하되면서 산지 가격이 급락해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박이 500g당 몇 푼(펀)에 거래됐다는 소식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생수 한 병 값이면 수박 세 통을 살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풍작이 오히려 농민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허난성 카이펑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농민 류양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8㎏짜리 수박 한 통을 팔아도 0.7위안(한화 약 158원)밖에 받지 못한다"며 "2위안짜리 생수 한 병 값이면 내 밭의 수박 세 통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료와 종자, 농약, 인건비, 운송비를 제하면 수확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확한 수박을 밭에 그대로 두거나 헐값에 넘기는 농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집중이다. 올해 허난은 기상 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여러 주산지의 출하 시기까지 겹치면서 시장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여기에 복숭아와 포도, 멜론 등 여름 과일도 동시에 출하돼 소비가 분산됐고, 일부 지역의 폭우와 우박으로 상품성이 떨어진 수박까지 저가로 유통되면서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가격 폭락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 구조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계약재배와 저장·물류시설, 산지 직거래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이 몰릴 때마다 가격이 급락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상 상품의 거래 가격은 극단적인 저가 사례보다 높지만, 일부 물량이 헐값에 거래되면서 전체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소비 촉진과 판로 확대에 나섰다. 일부 기업은 농가에서 수박을 대량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관광지와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할인 판매와 직거래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하 시기 분산, 계약재배 확대, 냉장 유통시설 확충,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가 병행돼야 풍년이 농가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허난 수박 사태는 풍작만으로 농민의 소득을 보장할 수 없다는 중국 농산물 유통 구조의 과제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BEST 뉴스
-
폭염이 바꾼 유럽…중국산 에어컨 수출 사상 최대
[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생활방식과 소비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에서는 학교와 공공시설까지 냉방기기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산 이동식 에어컨 주문이 급증하면서 주요 제조업체들은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 -
폐에어컨까지 분해한 일본…희토류 확보전, 자원순환 넘어 '공급망 안보'로
일본의 재활용 시설에서 작업자들이 폐가정용 에어컨 실외기를 분해하며 내부 압축기와 영구자석을 회수하고 있다. 일본은 희토류 공급망 안정과 자원순환 확대를 위해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시범사업을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이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 -
日 방위상, 중국 국방비 투명성 공개 의문 제기…중·일 안보 공방 재점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의 신임 방위상이 중국의 국방예산 공개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북아 안보를 둘러싼 중·일 간 신경전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본 방위상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17일 일본 방위성에서 가진 외신 인터... -
145% 관세폭탄도 못 꺾었다…중국이 뒤집은 트럼프의 계산
[인터내셔널포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앞세워 세계 각국을 압박하던 시기, 상당수 국가는 미국 시장 의존도와 달러 중심 금융체계의 영향력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맞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장기전에 나섰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최근 미... -
하늘을 향한 경쟁…세계 최고층 구조물 순위로 본 국가 경쟁력
상하이타워(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하늘을 향한 인류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과거 피라미드와 성당 첨탑이 권력과 문명의 상징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초고층 건축물과 대형 구조물이 국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고 있다. ... -
글로벌 기업들 잇따라 중국서 자금 조달…판다본드 전성시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채권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Panda Bond)’ 발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환경을 유지하면서, 외국 정부와 글로벌 금융기관, 다국적 기업들이 자금 조달 창구로 중국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