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축구에 또 먹구름이 드리웠다. 중국 프로축구 갑급리그(中甲·2부)에서 슈퍼리그 승격을 노리는 연변룽딩FC가 중요한 길목에서 핵심 외국인 선수들의 잇단 징계라는 악재를 맞았다.
이번에는 포브스다. 17라운드 난징시티전에서 상대 선수 류러의 머리를 팔로 가격한 행위가 사후 심의에서 폭력행위로 판단돼 4경기 출전정지와 4만 위안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경기 당시 퇴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후에 레드카드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됐다.
포브스의 행동을 두둔할 이유는 없다. 폭력행위라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문제는 연변 팬들이 왜 이번 징계를 선수 한 명의 잘못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가 하는 점이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 조반니가 스자좡궁푸전에서 상대 선수를 가격했다는 이유로 3경기 출전정지와 3만 위안의 벌금을 받았다. 당시 주심은 옐로카드를 줬지만 사후 심의에서 폭력행위로 판단됐다.
한 달도 안 돼 연변의 핵심 외국인 선수 두 명이 사후 판정을 통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연변룽딩이 슈퍼리그 승격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점이다.
그래서 연변 팬들에게는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난다.
1990년대 중국 프로축구에서 연변팀은 조선족 사회를 대표하는 소수민족 구단이었다. 중국 동북 변경지역을 연고로 하면서도 강팀들과 당당히 맞섰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1998년 연변오동 시절 전위환다오와의 경기에서 논란의 판정이 이어진 뒤 고종훈이 “중국 축구는 미래가 없다”는 취지로 절규했던 장면은 당시 중국 축구의 ‘검은 휘슬’을 상징하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후 중국 축구계에서는 승부조작과 심판 매수,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부패가 실제로 잇따라 드러났다. 최근에도 중국축구협회 고위 인사들이 부패 혐의로 처벌받았다. 과거 팬들이 제기했던 중국 축구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단순한 피해의식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면 지금 연변 팬들이 갖는 의구심도 가볍게 넘길 수 있을까.
포브스가 잘못했다면 징계해야 한다. 조반니가 폭력을 행사했다면 역시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팬들이 묻는 것은 “왜 연변 선수만 처벌하느냐”가 아니라 “다른 팀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다른 구단 선수들의 팔꿈치 가격과 보복행위, 주심이 놓친 거친 행동까지 모두 사후 영상을 돌려보고 있는가. 연변에 적용한 엄격한 기준이 다른 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가. 중국 축구 당국이 이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연변이 또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의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연변축구는 단순한 프로구단 하나가 아니다.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 축구는 오랫동안 지역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상징해왔다. 그런 연변이 1990년대 수많은 판정 논란을 겪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승격의 중요한 길목에서 핵심 선수들의 연속 징계를 마주하고 있다.
현재의 징계를 곧바로 ‘조선족 탄압’이라고 단정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중국 축구가 오랜 부패 역사로 신뢰를 잃어온 만큼 당국이 먼저 공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연변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연변에도 베이징에도, 상하이에도 똑같은 휘슬을 불어달라는 것이다.
슈퍼리그 승격은 경기장에서 흘린 선수들의 땀으로 결정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변 팬들의 오래된 질문은 다시 살아날 수밖에 없다.
“왜 또 연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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