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일본이 중·일 관계 경색 속에서 중의원 총선을 치르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총재이자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가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정권을 안정시키고 대중(對中)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는 관측이 일본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카이치 정권이 안정되면 중국 역시 일본을 대하는 태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 시 일본 유사’ 발언 이후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며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중국의 대응은 인적 교류 제한에 그치지 않고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통제로까지 이어져 일본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카이치 측근은 “중의원 해산에는 선거 승리를 통해 강력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계기로 중·일 관계의 교착을 풀겠다는 계산도 담겨 있다”며 “안정 정권이 성립되면 중국의 태도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이런 인식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안정적인 의회 기반을 토대로 ‘전략적 호혜 관계’를 제시해 냉각됐던 중·일 관계를 일정 부분 회복시켰다. 대중 강경 이미지가 강한 다카이치 총리도 취임 이후에는 아베 노선을 계승해 ‘전략적 이익에 기초한 호혜 관계’를 언급하며 경제 협력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외교 현장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 외교관은 “다카이치의 선거 승리만으로 중국이 대일 태도를 바꿀지는 불투명하다”며 “중·미 관계가 더 큰 변수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다카이치의 대만 관련 발언에 공개적 지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외교·안보의 축으로 삼아온 미·일 동맹 역시 미·중 갈등 속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번 총선에서 자유민주당은 공약에서 중국을 간략히 언급하며 “미·일 동맹을 기초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과도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는 중국과의 대화와 경제적 호혜를 강조하면서도,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일방적 행동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명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유세에서 “불안정한 정부는 내정과 외교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민당이 중·참의원에서 모두 소수여서 비자민당과 무소속에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구조는 안정적이지 않다. 솔직히 말해 교착 상태”라고 토로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예비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체 선거구의 70% 이상에서 ‘우세’ 또는 ‘경합 우위’로 평가됐다. 해산 전 198석을 보유했던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독 과반(233석)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연립 여당 전체로는 260석 안팎이 예상된다.
소셜미디어 영향력도 두드러졌다. 마이니치 신문 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X(옛 트위터) 팔로어 260만 명을 넘어 주요 정치 지도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층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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