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국무원이 13일 2026년 정부사업보고(정부업무보고) 전문을 공개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했다. 중국은 올해를 제15차 5개년 계획인 ‘15·5’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내수 확대와 첨단산업 육성, 고수준 대외개방, 부동산·지방부채·금융 리스크 관리를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5일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회의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가 직접 발표했다. 리 총리는 “올해는 15·5 계획의 출발점”이라며 “질적 향상과 합리적 성장의 균형 속에 안정적인 출발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주요 목표로 경제성장률 4.5~5%, 도시 조사실업률 5.5% 안팎, 도시 신규 고용 1200만명 이상, 소비자물가 상승률 2% 안팎, 식량 생산량 1조4000억 근 안팎, GDP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3.8% 감축 등을 제시했다. 구조조정과 위험 관리, 개혁 추진을 병행하면서도 2035년 중등 선진국 수준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에 대해선 “복합적인 대내외 충격 속에서도 주요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GDP는 5% 성장해 140조1900억 위안에 달했고, 도시 신규 고용은 1267만명, 평균 도시 조사실업률은 5.2%를 기록했다. 첨단제조업과 장비제조업 부가가치는 각각 9.4%, 9.2% 증가했고, 신에너지차 연간 생산량은 16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해 정책 기조로는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재정적자율은 약 4%로 설정했고, 적자 규모는 5조8900억 위안으로 지난해보다 2300억 위안 늘리기로 했다. 일반공공예산 지출은 처음으로 30조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초장기 특별국채 1조3000억 위안, 특별국채 3000억 위안,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4조4000억 위안 발행 계획도 내놨다.
소비 진작을 위해선 소비재 이구환신(以旧换新) 정책을 확대하고, 2500억 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1000억 위안 규모의 재정·금융 연계 내수촉진 자금을 신설해 이자 지원과 금융보증, 위험 보전 등을 통해 소비와 서비스업 수요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체·관광·헬스케어 등 서비스 소비를 활성화하고, 입국 소비 환경 개선과 ‘쇼핑 인 차이나’ 브랜드 육성도 추진한다.
산업정책에선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우주, 바이오의약, 저고도 경제, 양자기술, 체화지능, 뇌-기계 인터페이스, 6G 등을 전략 분야로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 행동을 심화해 초대형 연산 클러스터와 클라우드, 데이터 제도 정비, 고품질 데이터셋 구축, AI 거버넌스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AI 상용화와 산업화를 본격 확대해 ‘지능경제’의 틀을 세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학기술 자립 역시 핵심 과제로 꼽혔다. 중국 정부는 기초연구 투자 비중을 높이고, 국가 실험실과 중대 과학기술 인프라를 총괄 배치하며, 핵심 원천기술과 전략 첨단 분야에서 더 많은 독자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상하이·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를 세계적 과학혁신 거점으로 키우고, 기업이 국가 중대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더 많이 맡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개혁·개방 부문에서는 전국 통일대시장 건설, 지방정부의 과열 유치 경쟁 억제, 반독점 및 공정경쟁 심사 강화, 민영경제 촉진 제도 보완 등을 제시했다. 서비스업 개방 확대와 디지털 분야 개방을 병행하고, 역내·양자 무역투자 협정을 늘리며 CPTPP와 DEPA 가입 추진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외자 유치를 위해선 외자기업에 대한 내국민대우 보장, 장려산업 목록 개정, 현지 재투자 확대 유도 등을 약속했다.
부동산과 지방정부 부채, 금융 리스크 관리도 핵심 과제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도시별 맞춤형으로 공급 증가를 통제하고, 재고를 줄이며, 공급 구조를 최적화하겠다”고 밝혔다. 재고 주택의 공공임대·보장성 주택 전환도 독려하기로 했다.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는 금융·재정 지원과 채무 재조정, 플랫폼 개혁을 통해 질서 있게 해소하겠다고 했고, 중소 금융기관 정리와 부실자산 처리도 병행할 계획이다.
민생 분야에서는 고용 안정과 교육의 질 제고, 기초의료 확충, 양로·육아 지원 확대를 내걸었다. 주민 의료보험에 대한 1인당 재정 보조를 24위안 올리고, 도시·농촌 주민 기초연금 최저기준도 월 20위안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출산 친화형 사회 건설, 다자녀 가구 주거 지원, 보편적 보육서비스 확대, 장기요양보험 제도 추진도 포함됐다.
녹색전환 정책도 이어간다. 중국은 탄소배출 총량과 강도를 함께 관리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신형 전력시스템 구축, 스마트 전력망 건설, 에너지 저장장치 확대, 녹색전력 사용 확대도 추진한다. 국가 저탄소 전환 기금을 설립해 수소에너지와 친환경 연료 등 신성장 동력도 육성할 계획이다.
대외정책 기조에선 “독립자주의 평화외교”를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다극화된 세계질서와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강조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을 견지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사업보고는 내수와 첨단산업, 민생, 안보를 아우르는 중국식 장기 성장 청사진을 다시 확인한 문서로 볼 수 있다. 다만 외부 환경 악화와 지정학 리스크, 내수 부진, 부동산 조정, 지방재정 압박이 여전한 만큼, 중국이 제시한 성장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지는 올해 중국 경제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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