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영국 언론이 중국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의 배경으로 중등 교육 단계부터 이어지는 이공계 인재 양성 시스템, ‘천재반(성적 상위 영재반+실험·연구 중심 반+ 올림피아드 특화 반)’ 제도에 주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월 31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중국이 이 제도를 기반으로 AI 인재의 공백 상태에서 대규모·체계적 양성 단계로 전환했으며, 이 과정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중국 기술 산업과 글로벌 AI 연구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중국의 천재반이 고강도 학습을 통해 사고력과 추론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수의 핵심 기술 인재가 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인재는 중국 내 기술 기업을 지탱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AI 연구 기관과 글로벌 테크 기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주요 기술 기업 창업자와 핵심 개발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 같은 교육 과정을 거쳤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메이퇀 등 대형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 캄브리콘과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핵심 인력들도 이 체계에서 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중국의 인재 양성 방식이 서구권과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대규모 이공계 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매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졸업생 수는 약 500만 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의 약 50만 명과 비교해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천재반 학생들은 보통 16~18세에 일반 학급에서 분리돼 고강도 교육을 받으며, 일부는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 등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가오카오를 거치지 않고 중국 주요 대학에 진학한다. 이후 칭화대, 상하이교통대 등 최상위 대학의 정예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FT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중국 AI 연구자들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 배경에도 이러한 인재 풀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황 CEO는 과거 인터뷰에서 글로벌 AI 기업 연구 현장에서 중국 출신 연구자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이 같은 인재 양성 체계의 사례로 소개됐다. 딥시크는 비교적 적은 개발 비용과 제한된 첨단 반도체 사용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대형 언어 모델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으며, FT는 이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자체적으로 양성된 연구 인력을 지목했다. 딥시크의 연구진 다수는 중국 각지의 천재반 출신으로, 국제 과학 경시대회 수상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이공계 중시 기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과학기술이 국가 발전의 핵심’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1980년대 조기 인재 양성 정책으로 구체화됐다. 이후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성과가 축적되면서, 천재반은 전국 수천 개 학교로 확대됐다. 최근에도 중국 대표팀은 국제 과학 경시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FT는 기사 말미에서 천재반 출신 가운데 모든 학생이 동일한 경로를 걷는 것은 아니며, 개인별로 다양한 진로가 나타난다고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길러진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은 이공계 외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소개했다.
중국 AI 기업 포스포(第四范式)의 창업자 다이원위안은 FT에 “중국의 글로벌 AI 경쟁력의 핵심은 인재”라며, 대규모 인재 풀을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 환경이 중국 AI 산업의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중국의 AI 역량이 단기간의 정책이나 자본 투입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교육과 인재 양성 시스템과 맞물려 발전해 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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