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유럽 내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독일 제조업 기반이 중국 기업들의 공세 속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유럽 주요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제기되며, 유럽연합(EU)의 통상·산업 정책에도 변화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럽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CER)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차이나 쇼크 2.0: 독일 안일주의의 대가’를 통해 독일 산업 구조가 중국의 수출 확대와 제조 경쟁력 강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자동차·기계·화학 등 독일 핵심 제조업 분야가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 강화로 점차 압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이 중국 제품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를 지켜보면서도 산업 구조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담겼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볼프스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 사례도 언급됐다. 보고서는 미국 중서부 지역이 제조업 쇠퇴와 산업 공동화를 겪었던 흐름을 거론하며 독일 역시 유사한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CER는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독일은 변화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독일 정부와 산업계가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규제 문제에 집중하는 사이 글로벌 제조업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이 ‘전정특신(專精特新)’ 기업 육성을 통해 첨단 제조업과 기술 기반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보고서는 독일 경제의 핵심 축인 미텔슈탄트(Mittelstand·중견 제조기업) 체제가 중국 기업들의 추격 속에서 경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산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은 일부 유럽 산업 관계자들이 유럽 제조업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독일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유럽 산업 기반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독일이 프랑스 등과 협력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 7개국(G7) 등을 통한 산업·통상 공조 논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수출 중심 산업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영향력 확대 문제를 국제 통상 이슈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중국 측은 유럽의 대중 견제 움직임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중·EU 경제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EU가 중국을 ‘고위험 국가’로 규정하는 것은 상호 신뢰와 공급망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중국 제품에 대한 차별적 조치는 유럽의 녹색 전환과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유럽 측 정책 변화가 중국 기업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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