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 자동차 업계의 대표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경영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는 여전히 높지만, 미·중 자동차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양사가 공개 행보를 의도적으로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5월 13~15일 중국 국빈 방문 일정에 맞춰 미국 주요 기업 경영진 16명이 동행한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애플, 보잉, 골드만삭스 고위 관계자와 함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포함됐다.
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GM과 포드 최고경영진은 이번 수행단 명단에서 빠졌다. GM 중국 측은 메리 바라 회장이 동행하지 않는다고 확인했고, 포드 역시 짐 팔리 CEO의 방중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GM과 포드는 모두 중국 현지 합작사를 통해 대규모 사업을 전개해 왔고, 한때 중국 생산 차량을 미국 시장에 역수출하기도 했다. 양사 모두 수차례 “중국 시장은 핵심 전략 시장”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존재감을 감췄다.
배경에는 두 기업의 급격한 중국 내 입지 약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M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5년 약 15% 수준에서 지난해 6%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연간 판매량 200만대를 넘겼던 상하이GM도 지난해 판매량이 56만대 수준까지 감소했다. 특히 GM과 상하이자동차의 합작 계약이 2027년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재계약 논의는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포드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창안포드 판매량은 전성기였던 2016년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을 넘어 급감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최고경영진이 중국을 방문하더라도 과거처럼 대규모 투자나 신차 전략을 자신 있게 발표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미국 정부의 대중 자동차 견제 기조는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산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와 핵심 기술에 대해서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 가능성까지 차단에 나서면서 일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북미 진출 계획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미국 자동차 업계 내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분야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국 완성차 업계는 최근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중국 자동차 시장 접근 확대에 반대하는 로비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 팔리 포드 CEO 역시 공개 석상에서 “중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방중단에서 자동차 업계와 가장 가까운 인물은 테슬라의 머스크 CEO다. 다만 테슬라는 전통 완성차 업체보다는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로봇, 반도체 등 첨단 기술기업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 개인적 친분도 방중 동행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GM과 포드 경영진의 이번 불참이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미국 자동차 업계의 대중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중국 시장을 핵심 성장 무대로 여겼던 미국 완성차 업계가 최근에는 ‘협력과 경쟁’보다는 ‘경계와 방어’에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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