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지현이는 금년에 아홉살 입니다. 한국의 유명한 스타 전지현의 팬이셨던 지현의 어머니께서 당신의 따님도 유명한 스타마냥 예쁘게 자라서 잘되길 바라는 맘으로 일부러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합니다.


사실 지현의 어머니는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빼어난 미모의 젊은 여성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듣기에도 착하고 예쁠것 같은 양예순이고요. 그녀는 조선족이니까 비록 양씨이긴 하나 당나라때의 양귀비의 후손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누가 봐도 드라마에 나오는 양귀비를 많이 닮은것 같다고 합니다. .


그래서 지현이는 유치원에 다닐때부터 엄마가 데리러 오시는 오후 네시를 제일로 좋아했었습니다.

문어구에 빼어난 미모에 긴생머리의 지현의 어머니께서 나타나시면 애들이 일제히 부러운 눈으로 지현이를 쳐다봅니다. 그리고는

“야 지현이 엄마다!”그렇게 환성까지 터져나오고.

“지현의 엄마는 백설공주 같아!”

“아니 지현의 엄만 인어공주다.”

”아니다. 성냥파는 아가씨!”

그렇게 애들이 알고 있거나 머리속에 상상하고 있는 아름다움의 화신들의 이름이 다 튀여나오고 선생님들까지도

“지현이 엄마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같아요. 지현이는 엄마를 언니 아니면 이모라 불러야 할것 같습니다.”

그렇게 맞장구 치기가 일쑤입니다.


지현의 아빠는 유명한 항일영웅 안중근이네 그 안씨인데 명함은 듣기에도 정의로울것 같은 안의정입니다. 180의 쭈욱 빠진 키에 떡버러진 어깨를 가진 그역시 드라마속 주인공 뺨치게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인데다가 또 위엄스런 경찰이기도 합니다. 밤낮이 따로없이 사회의 치안을 위해서 고생도 많이하시는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도 많이 잡았었고 재작년에 홍수가 졌을때는 물에 빠진 할머니를 구하다가 희생될 뻔한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수사에 뛰여난 재주를 갖고 있는 그는 머리아픈 어려운 안건도 많이 해결하여 2등공 1차 3등공은3차 세우고 공안부의 표창도 여러번 받으신 모범입니다. 그렇게 지현의 아빠는 우리 주위에서 보기드문 진짜영웅이십니다.


진정“영웅과 미녀”커플로서 지현의 아빠와 엄마는 손색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함께 길에 나서면 이웃들이 혀를끌끌 차면서 칭찬합니다.


“에구 참말로 천생배필이 따로 없지. 어쩌면 저리두 인물이 맞을까?꼭 그림같이 잘 어울리는 한쌍일세!”


그래서 지현이는 이세상에서 제일로 행복한 어린이입니다.


영웅아빠와 아름다운 엄마의 손을 양손에 그네타기 하면서 공원에 놀러가면 모두가 부러워서 돌아들 봅니다. 호랑이도 위엄스런 지현이 아빠 앞에서는 꼬리를 감추고 공작새도 지현이엄마 앞에선 빛을 잃는듯 합니다.…. 그만치 엄마 아빠가 자랑스럽고 든든한 지현입니다.


누군가 묻습니다.

“지현인 엄마하고 아빠중에 누가 더 곱냐?”

지현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아빠.엄마둘다!!”

“엄마 아빠둘다!!”

참말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현이는 그렇게 행복 했었습니다.


헌데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지현의 엄마와 아빠가 이혼 한답니다.


이년전에 지현의 아빠는 우리시에서 버스타고 두시간은 족히 걸리는 h현성으로 사업 전근이 되였습니다. 그래서 원래부터 집에 계시는 시간이 너무적은 지현의 아빠인데 일주일에 한번 보기도 어렵게 되였습니다. 흉범을 잡는 특수사정이 있을때면 지현의 아빠는 한달 또는 두달에 겨우 한번쯤 집에 올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지현이의 아빠는 집에 계시는 시간이 날이 갈수록 더 적어졌습니다. 늘 범인을 잡으시느라고 밖으로만 돕니다. 아름다운 지현의 어머니는 아빠가 당신을 생과부로 만드셨다고 또 받으시는 월급도 너무 적다고 늘 불만스러워 하십니다. 그래서 지현의 어머니가 식당일을 해서 버시는 돈까지 보태도 지현의 학원비 마련하기 힘들답니다


밤늦게까지 돈을 버시느라고 어머니의 아름다운 얼굴이 초들초들 말라 갑니다.늦은 밤길에 퇴근하시는 아름다운 어머니를 멀리 계시는 영웅아빠는 위험에서 지켜 주시지도 못하십니다. 또 천둥번개가 우는 여름밤이면 지현이네 모녀는 이불 밑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떨면서 너무 무서워서 잠도 못잡니다. 그래서 지금 지현이도 자주 도깨비 꿈에 시달리군 한답니다. 참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리도 훌륭한 영웅--아빠가 늘 곁을 지켜 주신다면 이런 일이 있을 법이나 하겠습니까? 우리사회의 안전만 안전이고 가족의 안전은 안전이 아니라고 말할수가 있습니까?


그날 밤, 지현이는 깊이 잠들었다가 어머니의 신음소리에 놀라서 깨여났습니다. 두손으로 아랫배를 움켜쥐고서 아름다운 지현의 어머니는 방바닥에서 때굴때굴 구을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이마와 콧잔등에 콩알같은 땀방울이 맺혔습니다. 지현이는 바삐 이웃의 아저씨와 아지미한테 구원을 청했습니다. 이윽고 구급차가 와서 엄마를 싣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의 말이 10분만 늦었으면 지현의 어머니는 맹장이 터져서 죽을뻔 했답니다.


그번에도 지현의 아빠는 수사때문에 외지에가 계셨고 어머니가 출원한 다음에야 집에 왔다가 겨우 이틀만에 부랴부랴 또 떠나갔습니다. 듣는 말에 의하면 지현의 아빠는 지현이를 난산하느라 어머니께서 사선을 헤매시던 그날에도 흉범을 잡으시느라고 외지에 가 계시다가 지현이가 태여나서 한달후에야 집에 오셨답니다.


“이렇게는 도저히 지겨워서 못살겠구나 지현아!”


그렇게 무서운 말씀을 하시는 아름다운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비오듯이 흘러 내립니다.


그러시는 어머니가 불쌍해서 어린 지현이도 함께 울었습니다. 하지만 지겨운 어머니의 생활을 개변시킬 재간이 지현이 한테는 없
습니다. 혹시 자기가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돈문제라도 해결이 되어질까 싶어서 지현이 엄마한테 물었더니 어머니께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딱 잡아 떼십니다.

“남들이 다 다니는 학원에를 내딸이 다니지 않다니!?”


사실 지현이가 학원에 다니지 않는대도 지현이 어머니의 외로움과 아픔은 해결 되는게 아닙니다.

결국 어느날 밤, 오랜만에 지현이 아빠가 집에 왔던 날인데 딸애가 잠이 들자 지현이의 엄마가 아빠한테 말합니다.

“우리 이혼 합시다!” 지현이 아빠한테는 참말로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인가 봅니다.

“도대체 왜!?”

“더는 당신과 이렇게 못살겠어서요.”

“내가 뭘 잘못한게 있으면 고치면 안되오? 꼭 이혼 해야겠소?”

“아니 이젠 늦었어요. 저한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걸요. 돈도 많고 절 예뻐도하고 잘 지켜도 주는 그런 사람이…..”사실 지현이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현이 아빠밖에 없습니다.그냥 그런 거짓말까지 하고 싶을만치 힘들고 아프고 지친 지현이의 엄마였습니다.


그런 아내를 제대로 위안해 주지도 못하시고 지현의 아빠는 그다음날 또 흉범을 잡으신다고 이번에는 외국에까지 갔습니다. 지현의 아빠만 인민경찰이 아니건만 어째서 다른 아빠도 아니고 지금 저렇게 아파하시는 지현이 엄마를 집에 내버려 두시고 지현이 아빠만 범인잡으러 다녀야 하시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떠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름다운 지현의 어머니가 얼마나 슬피 우시는지 가슴이 저려서 지현이도 함께 울었습니다.


그렇게 떠나가신 지현의 아빠는 옹근 두달만에 집으로 오셨습니다. 그 두달간을 지현이의 엄마는 아빠를 기다리며 울고 울고 또 우시다가 나중에는 눈물도 다 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젠 악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지현의 엄마는 말했습니다.

아빠가 돌아오시자 지현의 어머니는 차겁게 말합니다.

“당장 도장 찍으러 갑시다!”

“그럼 지현인 어떡하구?”

“지현인 당신 딸이니까 나두 몰라요”

그처럼 사랑하시던 딸내민데도 지현이 어머니의 입에서 지독한 소리가 나옵니다.

“당신한테 시집와서 거지 같이 산 세월이 너무 원통해서 이제부터라두 좀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지현이 때문에 제 인생이 불행해 지는건 싫으니까 당신두 좀 이해해 주세요.” 눈물 한방울도 없이 지현이 어머니가 그런 모진 소리까지 마구 내 뱉습니다.


지현의 아빠는 그래도 이혼 하기가 싫은 모양입니다. 아무 대답도 없이 그다음날 또 범인을 잡는다고 떠나 갔습니다. 지현의 엄마는 더는 못 참겠답니다. 이렇게 당신말을 무시하는건 자기에 대한 모욕이라고 못참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현의 아빠를 찾아가서 협박까지 했답니다. 당장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지현이 아빠의 상사를 찾아가서 소문을 놓겠다고. 영웅사내는 그게 죽기보다 싫습니다. 백설공주같은 아내를 둔 영웅은 지금껏 남들의 시샘을 받도록 행복한 사내였습니다. 그래서 내조를 잘하는 아내 덕분에 범인도 많이 잡으시고 공도 여러차례 세우실수 있었다고 늘 자랑스레 생각하고 기뻐하셨던 지현이 아빠입니다. 그런 아내가 자신을 배반하고 다른 사내를 따라간다는 사실을 소문 내겠다니 오죽 하겠습니까?


지현이 아빠는 그래서 억지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날은 지현이도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아빠의 말씀이 마지막으로 함께 가족사진도 찍고 밥도 먹고 한답니다. 가족사진은 지현이가 가운데 앉고 엄마와 아빠가 지현이의 왼쪽과 오른쪽에 나누어 앉고 그렇게 찍었습니다. 사진사 아저씨가 그들 셋을 웃기려고 무진 애를 쓰십니다


“자 이쪽을 보면서 웃으시오. 참으로 재밌고 행복한 가족이구만 왜 그리 찬기운만 도는지 나원 이해 할수가 없구려! 자자, 여기여기 이렇게…..”그러는 사진사 아저씨의 얼굴이 우습꽝스러웠지만 지현이 엄마도 아빠도 지현이도 끝내 웃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다가 울고 싶었으니까 웃는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그리고는 셋이서 냉면집에 갔습니다. 옛날엔 세식구 다 냉면을 좋아해서 자주 다니던 냉면집이였지만 그날은 냉면이 차가운 그들의 마음을 더구나 얼어들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지현이의 어머니는 그렇게 흰눈이 내리던 어느 추운 겨울날에 슬프게 우시면서 떠나가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지현이의 아빠는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십니다. 그리고 “새끼도 버리고 간 나쁜년”이라고 “사람도 아니”라고 지현이 엄마를 자주 욕합니다. “군사내한테 미쳐서……”그말은 누가 들어도 아니다 싶습니다. 지현이 엄마는 이웃이나 친척 친우들이 다아는 착한 여자입니다. 그래서 지현이 엄마가 맘이 변해서 이혼까지 했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지현이 엄마는 그런 사람이 절대로 아니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지현이의 아빠도 그녀의 말이 거짓말인걸 아는것 같았습니다.


“내 잘못이 크지, 내가 네 엄마를 고생시켜서 그리됐다!”


그러시고는 지현이를 어루만지시면서 아빠는 슬피 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현의 아빠의 친구되는 어떤 아저씨가 지현이 아빠한테 이상한 말을 해 줍니다. 제 여동생이 일러준 거라면서 지현이 엄마가 이혼 하기도 전에 어떤 군사내의 차에 앉아서 시내돌이를 하는걸 직접 봤다고 하더라고….. 그날엔 지현이의 고모도 와 있었는데 그말을 듣고 고모는 펄쩍 뛰면서 그말을 절대로 믿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원래부터 지현이의 엄마는 아름다우시니까 남들이 시샘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현이 엄마보다 예쁘지 않은 그여자가 이상한 말을 해서 지현이 아빠 엄마 사이를 이간 놓는거라고 고모는 말합니다. 하지만 지현이 아빠는 그 말이 믿어지시는가 봅니다. 망할년이 이혼도 하기전에 내 얼굴에 똥칠을 하고 다녔구나 그렇게 악을 쓰면서 술을 마시고는 그때까지 보배처럼 고이 간직하고 자주 꺼내 보시면서 눈물 흘리시군 하던 아름다운 지현이 어머니의 사진을 갈기갈기 찢어 버립니다. 그러고도 분을 참지 못하시고 지현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계신집에 찾아가서 지현이 엄마의 옷이란 옷은 다 찾아서 찢어놓고 집안에 부실수 있는 물건은 다 때려 부수고 부실수없는 물건은 엎어놓고 난장을 쳐놓았답니다. 지현이를 9년간이나 힘들게 키우신 불쌍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이십니다. 그분들한테 무슨죄가 있겠습니까? 지금 갑자기 외손녀를 만나지 못하게 된것만도 가슴아픈 일인데 지현이 아빠가 그런 끔찍한 일까지 저질렀습니다. 그래도 그날 누군가 알고 미리 소식을 전해서 집에 사람이 없었던게 불행중 다행, 아니라면 이성을 잃은 지현이 아빠께서 살인을 하셨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제일로 행복했던 지현이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로 불행한 아이로 되였습니다.


전에는 모두들 지현이만 보면 칭찬하였습니다.

“참 지현인 엄마를 닮아서 예쁘고도 착한애지.”

“공부까지 잘하면 더 예쁠텐데,”

“먹는것도 복스럽게 맛갈스레 잘두 먹지, 에구 예뻐라,”

하지만 꼭같은 사실이 지금은 욕으로 바뀌였습니다.

“제에미를 닮아서 얄밉구두 괘씸하게 생겼다니까.”

“어미를 닮아서 다른데 골이 트니까 공부두 못하는 게지!”

“미운년을 닮아서 먹을것에 게걸이 든게지.”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아빠와 엄마의 이혼은 지현이도 바랐던게 아니고 또 그것이 지현이 탓도 아니건만 어째서 사람들은 엄마대신에 자기를 미워하고 욕하는지 지현이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고 그래서 얼떨떨합니다. 엄마를 닮아서 예쁘다 착하다 할때가 언젠데 엄마를 닮은것마저 죄로 되여서 미워져야 합니까? 지현이라고 뭐 엄마를 닮고 싶어서 닮았겠습니까? 그냥 어쩌다 보니까 엄마를 닮은걸 어떡하라고?! 지현이도 이럴줄 알았으면, 또 제 맘대로일것 같으면 아빠를 닮지 않았을까요? 그래 당신들은 누구를 닮고 싶으면 맘대로 닮아집니까? 참말로 그럴수 있을것 같으면 지현이 엄마를 시샘하지 않아도 되도록 다가 예쁘게요?


그리고 지현이 아빠한테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지현이 엄마는 당신이 너무 외롭고 아프게 해서 떠나간 것이지 남편을 배반해서 떠나간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군사내를 따라간 여자의 옷이 왜 지현이 외가에 당신이 난장을 치도록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지금까지도 그걸 모르는 당신이기 때문에 아내를 더아프게 했었고 외로움에 지치고 힘들게 했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니 아내가 떠나간건 따지고 보면 당신의 잘못인데도 아내를 불쌍해 하고 남들 앞에서라도 두둔해 주셔야 할 대신에 남들이 시샘해서 이간질하는 말을 믿고 행패까지 부렸으니 영웅답지 못하게 미련한 일을 하신 것입니다.


또 아름다운 지현이 어머니한테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남편이 아무리 힘들게 하고 지겹게 했더라도 그건 어지러운 세상사에 밝지못한 영웅이 우리사회의 치안을 지키느라고 당신을 미처 돌보지 못해서 그리된 것인데 그런 말로 남편 가슴에 칼을 박지 말으셨어야 합니다. 그게 아름다운 당신한테도 무슨 이득이 되는 말이라고 함부로 그러신단 말입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그리 쉽게 하실수가 있다는게 참으로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름답고 착하고 현멍한 여인이라면 적어도 호박쓰고 돼지우리로 들어가는 멍청이중의 멍청이요 바보중의 상바보나 할수 있을것 같은 그따위 말을 입에 담지 말으셨어야 하는건데… 당신은 지현이 아빠가 그러지 않으면 리혼해 주시지 않을것 같으셔서 그리하셨다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말씀은 가려서 하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이제 추운겨울은 다 지나갔는가 봅니다. 아름다운 당신께서 제일로 좋아하시던 봄철이 왔습니다. 파아란 잎새들이 피어나고 아름다운 꽃들도 피어납니다. 지난 겨울에 꽁꽁얼어 붙었던 연신하도 인젠 완전히 풀려서 밤낮없이 재밌는 옛 이야기를 조잘대면서 흘러갑니다. 우리집은 연신하 북쪽에 위치한데다 26층이여서 내방 남쪽 창문으로 제일로 잘 바라 보이는 연신하입니다. 그런 연신하의 이야기 소리를 들으면서 멋진 지현이 아빠와 아름다운 당신과 함께 지현이를 데리고 나물캐러 갔었던 지난해 봄을 생각해 봅니다. 지현이 아빠는 일편단심 아내를 닮은 민들레만 캔다고 우기셨고 당신은 어딘가 달아만 다니는 남편을 닮은 달래만 캐신다고 우기셨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지현이의 담임선생인데다 이웃사촌이여서 그만치 당신들의 생활을 많이 지켜본 저입니다. 그때는 그것이 그냥 롱일줄로만 알았는데 당신한테는 모름지기 깊은 상처가 있어서 달래를 찾아 캐시면서도 가슴아파 하시지 않으셨을까 그런 생각을 새삼스레 해 봅니다. 올봄에도 나물캐러 지현이가 엄마 아빠손을 그네 타면서 가는걸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 지현이한테 그런 날이 다시 올수 있을까요? 그리 된다면 지현이가 얼마나 가슴 벅차게 행복해 할까요? 지현이는 그런날이 너무너무 그리워서 간밤에도 베개가 푹젖도록이 슬프게 슬프게 울고 또 울었다고 오늘 아침에 저한테 말했습니다. 그말을 하던 지현이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러워서 저도 한참을 울었고요 오늘 진종일 정신없이 지웠답니다.


이제와서 당신들의 사정이야 어떻게 딱하든 저는 상세히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만 지헌이한테는 단하나밖에 없는 엄마요 아빠입니다. 또 당신들은 늘 저의 혼인 생활의 롤모델이었습니다. 그런 당신들이 이리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저이고 그래서 너무 실망이 큽니다. 당신들이 절 주제 넘는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한번 권고하고 싶습니다. 서로 아픈상처를 주면서 버티기를 하지 마시고 지현이를 보시더라도 서로 한걸음씩만 물러서시여 양보하는 선에서 참으시고 전처럼 셋이 다같이 행복하게 사시는게 어떻겠는지요?! 아! 제발만 그런일이 기적같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참으로 그렇게 간절한 바램입니다. 남들은 당신들이 그냥 그렇게 갈라지는게 재밌을지 모르지만 지현이를 생각해 보십시오. 아이한테는 전혀 재미가 없고 그냥 가슴 아프고 힘들기만 할겁니다. 당신들은 지현이가 불쌍하지도 않고 그리도 미우십니까? 그래서 딸애가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그렇게 비뚤어지면서 자라는게 좋으십니까? 세상에서 제일로 아름다운 지현이 엄마! 그래 당신은 지현이가 보고 싶지도 않으십니까? 또 지현이 보고 싶어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눈에서 진물이 흐르는게 그리 속시원 하신지요? 지현이를9년간이나 힘들게 예쁘게 키우신 그분들이 한을 품으시고 돌아가시게 되는게 지현이 엄마 아빠의 진정한 소원은 아니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원래부터 훌륭한 분들이시니까 이제 서로의 잘못을 깨우치기만 하신다면 또다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그림같은 한쌍이 되여서 깨알이 쏟아지게 잘사실수가 있을것입니다.


제가 불쌍한 지현이를 대신해서 이렇게 저 연신하를 마주하고 밤낮으로 빌고 또 빌면 안되겠습니까? 지현이가 울고 또 울면 어떻겠습니까? 아파하고 또 아파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희가 어찌하면 될는지요? 도대체, 도대체 어찌하면 좋을까요?!

/중국조선족대모임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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