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중국이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생산 단계에서는 미국 기업들조차 중국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이 로봇의 ‘두뇌’를 주도하고 있지만, ‘몸체’ 제조는 중국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월 열린 GTC 2026 행사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젠슨 황은 영화 겨울왕국 속 캐릭터 ‘올라프’를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디즈니, 엔비디아, 구글 등 미국 기업의 기술이 결합된 결과물이지만, 핵심 구동 부품 일부는 중국 기업이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부품이 적용되지 않으면 목과 다리 움직임 자체가 구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휴머노이드 산업이 ‘AI는 미국, 하드웨어는 중국’이라는 분업 구조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젠슨 황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세전자, 전기모터, 희토류, 자석 등 로봇 산업의 기초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글로벌 로봇 산업은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생산 경쟁력에서도 격차가 나타난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출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28종으로 미국 기업의 약 세 배 수준이다. 정부 지원과 산업 생태계, 대규모 내수 시장이 결합되면서 상용화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양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급망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직원들은 중국의 센서·모터·감속기 제조업체를 방문하며 부품 확보에 나선 상태다.
정밀 동작을 구현하는 무코어 모터와 관절 부품 등 핵심 요소 상당수가 중국 업체에서 조달되고 있으며, 이는 양산 단계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다만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자체 부품 개발을 통해 기술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역시 중국의 핵심 우위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공급망을 활용할 경우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비용을 최대 3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터와 기어 등 핵심 부품은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부품업체들은 품질 개선 속도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한 제조업체는 주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내구성을 크게 높이면서도 가격은 유럽 제품보다 낮추는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여전히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조 단계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구조적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 일부 미국 로봇 기업들도 초기 모델에서 중국산 핵심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과 중국의 제조·공급망 경쟁력이 맞물린 구조 속에서 재편되고 있으며, 양국 간 기술 패권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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