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35개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동에 나선다. 이란은 “적대 세력에는 해협을 계속 봉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한국, 일본, 독일, 호주, 캐나다 등 30여 개국이 참여하는 다자회의가 이날 열릴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회복과 선박 안전 확보, 에너지 물류 정상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외교적·정치적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협 통항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분쟁 종료 이후에는 군사적 지원을 통한 안전 확보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 유가에도 즉각 반영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04달러를 넘었고, 브렌트유 역시 106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휴전과 해협 통항 정상화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xios는 1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중재자를 통해 이란 측과 접촉하며 “해협 통항이 보장될 경우 휴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 기반시설을 겨냥한 군사 대응 가능성도 함께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공개 발언에서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다”며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통로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국가들이 에너지 확보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다.
이란은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국영 매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통제 아래 있으며, 적대 세력에 대해서는 봉쇄 조치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는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협은 국제 사회에는 열려 있지만, 이란 국민의 적과 그 거점에는 닫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 외교부는 조건부 통항 허용 입장도 함께 내놨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침략 행위와 무관한 선박은 당국과의 사전 협의를 거칠 경우 통과가 가능하다”며 “이는 항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의 고야마 겐 수석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지속되면 유가 상승과 공급 불안이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며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원유는 일부 우회 수송이 가능하지만 석유제품은 대체 경로가 제한적”이라며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충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동 충돌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국제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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