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전쟁 전망을 둘러싸고 워싱턴과 동맹국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이 일정한 군사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전쟁이 2주 차에 접어들면서 미국이 이번 충돌에서 결정적 승리를 선언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방송사 CNN은 14일 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일곱 가지 구조적 제약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지목된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의 장기화다. 이란은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채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군사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더라도 해협을 단기간에 정상화할 현실적 해법은 마땅치 않다고 보고 있다. 미 해군이 강제로 개입할 경우 대함 미사일과 드론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장기간 호위 작전이 이어지면 서방 해군 전력에도 상당한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전쟁 자체에 뚜렷한 군사적 해법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분석가들은 이란이 값싼 소형 드론만으로도 해협 통행을 지속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설령 항로가 일시적으로 열리더라도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위기의 본질이 군사 충돌을 넘어 정치 문제에 가깝기 때문에 결국 외교적 해법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권 교체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미국의 부담이다.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지만,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승계하면서 국가 체제는 유지되고 있다. 전쟁이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초기 전망과 달리 이란의 정치 시스템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 문제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국제 핵 감시기구는 이스파한 핵시설에 약 200kg 규모의 고농축 우라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물질이 제거되지 않는 한 이란은 향후 핵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할 잠재력을 유지하게 된다. 미국이 핵 위협 제거를 완전히 달성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던 내부 반정부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는 전쟁 초기에 이란 국민에게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봉기할 것을 촉구했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반정부 시위나 혁명 조짐은 포착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 목표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료 시점을 자신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역사적으로 장기적인 군사 압박을 선호해 왔다. 미국이 조기 종결을 원하더라도 이스라엘은 보다 긴 압박 국면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내 정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상승하고 군사 지출과 인명 피해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내 여론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전쟁 비용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현대전이 1945년처럼 명확한 승패로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본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점차 소모되고,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가 장기 소모전을 통해 강대국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우위가 약해지기 전에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번 충돌 역시 또 하나의 장기 중동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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