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겨울올림픽 현장까지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올림픽 스키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중국 스키 선수 구아이링이 올림픽 정신을 강조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각) 구아이링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올림픽이 주목받아야 할 이유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안이 대회의 중심으로 떠오른 점이 유감스럽다”며 “이는 올림픽이 지향하는 가치와는 어긋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의 본질은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있다”며 “신체와 정신, 경쟁과 기록에 대한 도전은 국적과 이념을 넘어 공유될 수 있는 언어”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우리가 하는 종목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정이며, 그 자체가 스포츠의 의미”라고 덧붙였다. 구아이링은 “선수들이 정치적 논란이 아닌 경기력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며 “모든 선수들이 최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일부 미국 선수들이 밀라노 현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강경한 법 집행을 비판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미국 자유식 스키 선수 헌터 헤스를 겨냥해 “완전한 실패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국가 대표 자격 자체를 문제 삼았다. 현직 대통령이 올림픽 출전 선수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자유식 스키 선수 크리스 릴리스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이민 단속과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언급했다. 그는 “국가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미국의 모습도 그런 가치”라고 말했다. 헤스 역시 “지금 미국을 대표하는 일은 감정적으로 복잡하다”며 “국기를 단다고 해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최근 미국 내에서 반복되고 있는 연방 집행기관의 과도한 무력 사용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이민 단속 과정에서 연방 요원들이 두 명의 미국 시민을 총격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고, 생명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무력이 사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대규모 항의 시위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대립도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정치적 갈등이 올림픽 무대까지 스며든 이번 사태는, 스포츠가 분열을 넘어 공존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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