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중국의 대표적 미국 문제 전문가 진찬룽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중 경쟁이 본격적인 기술전 단계에 진입했으며, 그 핵심 전장은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관찰자망 주최 ‘2026 답안쇼·사상가 춘완’ 기고·강연에서 “AI는 이미 제1의 생산력이며, 향후 국제질서와 미·중 경쟁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미·중 경쟁을 더 이상 군사력이나 경제 규모의 단순 비교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백년 만의 대변국 속에서 국가 간 경쟁의 본질은 혁신 능력, 연구개발 투자, 인재 육성으로 이동했다”며 “AI가 이 모든 요소를 집약하는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중국 수립 이후 미·중 관계를 세 단계로 구분했다. 1949~2017년의 경쟁·협력 병존기, 그리고 2017년 이후의 전면 경쟁기다. 특히 2017년 12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장기적 전략 경쟁자’로 규정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한 것을 결정적 전환점으로 꼽았다. 이후 관세전, 산업전, 기술 봉쇄, 교육·금융·여론 압박을 포괄하는 전방위 ‘혼합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진 교수는 “2025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미국의 전방위 압박을 견뎌냈고, 미·중 관계는 전략 방어에서 전략적 상호 대치 단계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5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 회담을 분기점으로 지목하며,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과의 정면 충돌을 회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경쟁을 연산능력(칩), 데이터, 알고리즘, 전력, 응용 시나리오 등 다섯 요소로 나눠 분석했다. 반도체와 데이터 측면에서는 미국이 우위에 있지만, 전력 공급과 산업·사회 전반의 응용 시나리오에서는 중국이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다. 알고리즘 분야는 양국이 각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종합적으로 보면 미·중의 AI 경쟁력은 사실상 동급”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향후 경쟁의 핵심은 일반 인재가 아니라 ‘천재급 인재 쟁탈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초고액 연봉으로 핵심 과학자를 영입하고 중국 AI 스타트업 인수까지 시도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중국 역시 핵심 알고리즘과 인재 보호에 각별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신(新)거국체제’다. 과거처럼 국가 부처와 국영 연구기관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유·민영 기업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기업 중심 혁신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미국이 폐쇄형 AI 전략을 택한 반면 중국이 오픈소스 노선을 선택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발전을 견인하는 것이 중국의 국제적 기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찬룽 교수는 “AI는 미·중 경쟁 전체의 핵심이자 최종 관문”이라며 “약점을 직시하고 강점을 극대화한다면 중국에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기술 영역에서 중국이 선도적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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