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글로벌 AI 시장의 경쟁 구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고성능 모델로 시장에 충격을 안긴 데 이어,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 AI(Moonshot AI·중국명 월즈안면)가 공개한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Kimi K3가 미국 AI 업계에 또 한 번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Kimi K3의 등장이 미국 AI 기업들이 더 이상 중국의 기술 발전을 주변 변수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경쟁은 단순한 모델 성능 비교를 넘어 AI 생태계와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장기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미국이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AI 산업을 보호하더라도 세계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의 확산을 막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i K3는 자연어 처리와 추론, 코딩 등 주요 성능 평가에서 미국 선도 모델들과 근접한 경쟁력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AI 업계에서도 이번 성과를 단순한 기술 모방이 아닌 독자적인 연구개발 역량의 결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모델 구조와 학습 방식의 개선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AI 기업들의 성장도 빨라지고 있다. 딥시크에 이어 즈푸AI(Zhipu AI)의 GLM-5.2 등 고성능 오픈소스 모델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했던 생성형 AI 시장이 이제는 본격적인 양강 경쟁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은 오픈소스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 기업들은 단순히 더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AI Agent)와 생산성 플랫폼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생성형 AI의 경쟁 축이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드느냐'에서 '누가 실제 업무 효율을 더 높여주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OpenAI와 Anthropic 등 미국 선도 기업들은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이 성능 경쟁에서 산업 활용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기업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서비스 생태계를 확대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AI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세계 각국의 기업과 개발자들은 비용 효율성이 높은 중국 오픈소스 모델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AI 시장이 미국 중심의 단일 구조에서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다극 경쟁 체제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AI 경쟁의 핵심은 더 이상 모델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능과 가격, 오픈소스 생태계, 반도체 공급망,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서비스가 동시에 경쟁력을 좌우하는 종합 산업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문샷 AI의 Kimi K3는 중국 AI가 '추격자'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며, 미국 역시 기술 혁신과 산업 전략 전반에서 새로운 대응을 요구받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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