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국가(國歌) ‘의용군 행진곡’의 가사를 쓴 톈한(田汉)은 1968년 ‘영구 제명’이라는 낙인을 찍힌 채 옥중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당시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억울한 사망이라는 사실은 수년이 지난 뒤에야 드러났다. 그의 아내 역시 남편의 명예가 회복되기 직전 세상을 떠났다.
시나닷컴(新浪网)의 ‘톈한 대사 연표’에 따르면, 톈한은 후난성 창사 출신으로 일본 유학을 통해 근대 사상과 문예 이론을 접했다. 귀국 뒤에는 신문화운동에 참여하며 문학과 연극을 사회 변혁의 도구로 삼고자 했다. 1930년대 초 중국 좌익작가연맹을 결성해 활동했고, 1932년에는 중국공산당에 입당했다. 그의 예술은 일찍부터 개인의 표현이 아니라 시대와 사회를 향한 발언이었다.
1935년 영화 《풍운아녀》의 주제가로 발표된 ‘의용군 행진곡’은 그 결정체였다. 이 노래는 항일 전쟁기 중국 사회의 저항과 분노를 집약하며 빠르게 확산됐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국가로 채택되면서, 톈한의 이름은 국가의 상징과 함께 기억되기 시작했다.
신중국 성립 이후 그는 문화부 희곡(戏曲)개혁국 국장, 중국연극(戏剧)가협회 주석 등을 맡아 연극 정책과 제도 정비를 주도했다. 전통 예술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창작을 장려하려는 시도였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혁명 문예’의 정당한 보상으로 안정된 노년을 맞이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 시작된 정치적 광풍은 문예계를 가장 먼저 덮쳤다. 과거의 작품과 인간관계, 발언들이 문제 삼아졌고, 톈한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1966년 공개 비판 이후 그는 자유를 박탈당했고, 반복된 투쟁과 열악한 구금 환경 속에서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다. 자택 수색으로 원고와 서신, 장서가 흩어졌고, 그의 예술적 삶 역시 사실상 중단됐다.
1968년, 그는 ‘반역자’로 규정돼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평생 혁명과 문예를 결합해 살아온 인물에게 이 결정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같은 해 12월, 그는 베이징에서 장기 수감과 병고 끝에 숨졌다. 향년 70세. 사망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고, 화장은 가명으로 이뤄졌다. 유골조차 제대로 남지 않았다.
1976년 이후 사회 전반의 재정비 과정에서 그의 사건도 다시 검토됐다. 1979년 당국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그의 명예와 당적을 회복시켰다. 베이징에서 열린 추도식에서는 문예계 인사들이 그의 공로를 재평가했다. 유골을 찾을 수 없어, 유골함에는 안경과 만년필, 인장, 희곡 《관한경》 원고와 ‘의용군 행진곡’ 악보 같은 유품이 대신 놓였다.
국가는 여전히 그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그 노래를 만든 사람은 한때 이름조차 지워진 채 죽어야 했다. 톈한의 삶과 죽음은 정치가 예술과 인간을 어떻게 소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BEST 뉴스
-
중국 동북서 희토류 광상 발견…첨단산업 핵심 자원 확보 주목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동북 지역에서 채굴 효율과 자원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신형 희토류 광상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남부 중심의 희토류 개발 구조와 다른 형태의 광상이 확인되면서, 중국의 전략 광물 공급망 경쟁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 -
SK하이닉스 중국 직원들 사이 “성과급 격차” 목소리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직원들과 한국 본사 직원 간 성과급 격차 문제가 중국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사 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생산기지 ... -
이재명 대통령, 산시 탄광 폭발사고에 애도…중국 SNS 확산
[인터내셔널포커스]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산시성 탄광 가스폭발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공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어와 중국어로 작성한 메시지를 통해 사고 수습과 부상자들의 회복을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중국 산시성 탄... -
파독 광부·간호사 28명, 반세기 만의 고국 방문 나선다
파독독일광부 사진 /독일한인회 [인터내셔널포커스] 독일 광산과 병원에서 청춘을 보냈던 파독 1세대들이 다시 고국 땅을 찾는다. 독일재향군인회 소속 파독 광부·간호사 28명은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강원권 일대를 순방하는 5박 6일 일정의 고국 방문에 나선다. 이번 방문단에는 최고... -
트럼프, 13~15일 중국 국빈방문…미중 정상회담서 무역·AI·이란 문제 논의 전망
[인터내셔널포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미중 전략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무역과 투자, 인공지능(AI), 이란 정세, 핵심 광물 공급망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배터리·희토류 공급망과 글로벌 교역 질서에 미칠... -
“관광비자로 몰래 촬영”…태국서 중국 숏폼 제작진 8명 체포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태국 치앙마이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숏폼 드라마 제작진이 무허가 촬영을 하다 현지 경찰에 무더기 체포됐다. 태국 당국은 최근 외국인의 불법 취업과 관광비자 악용 사례에 대한 단속 수위를 크게 높이고 있다. 태국 현지 매체들에 따...
실시간뉴스
-
“미국 제재 무시하라”…中, 사상 첫 ‘저지 명령’ 발동
-
자카리아 방중 후 제기된 관측…“미국의 중동 난맥, 중국에 곧바로 이익 아냐”
-
美 여론 “이란 군사행동은 잘못”…61% 반대
-
中 “도쿄재판 80주년”…일본 역사 인식에 경고
-
다카이치 정부 출범 후 첫 방중…日 자민당 핵심 인사 베이징 방문
-
트럼프 “중국 방문 매우 흥미로운 일정 될 것”…5월 방중 계획 유지
-
“中 쇼핑몰 드레스?” 美 국방장관 부인 의상 논쟁 확산
-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트럼프 해협’ 표기…이란 “용납하기 어려운 발언”
-
대만 ‘온라인 투표’서 95% 탄핵 찬성…라이칭더 탄핵안 5월 19일 표결
-
시진핑, 노동절 앞두고 전국 노동자에 축하 메시지…“현대화 핵심 역할 강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