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가 선택한 린샤오쥔… 밀라노 올림픽 홍보 영상에 공식 등장
[인터내셔널포커스]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는 한국 쇼트트랙의 ‘천재 유망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 린샤오쥔은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최근 공개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공식 홍보 영상에 린샤오쥔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등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해당 홍보 영상은 중국 빙설 종목에서 실제로 성과를 낸 핵심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영상 속 린샤오쥔은 단순한 배경 인물이 아니다. 중국 빙설 종목의 ‘주축 선수’로 명확히 배치됐다. 특히 스노보드 스타 쑤이밍과 함께 화면에 등장한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온라인에서는 “린샤오쥔, 밀어붙여라”라는 응원 댓글이 쏟아졌다. 이 같은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2024년 로테르담 세계선수권은 린샤오쥔의 위상을 결정적으로 바꾼 무대였다. 그는 남자 500m 결승에서 안정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린샤오쥔은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전관왕,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며 쇼트트랙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의 선수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9년 훈련 중 발생한 동료 선수와의 충돌 사건 이후, 그는 한국 빙상계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이후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스폰서 계약 해지, 여론의 비난, ‘배신자’라는 낙인이 뒤따랐다. 결국 그는 2020년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이후 2년간 국제대회 출전이 막혔고, 2022년이 되어서야 중국 국가대표로 공식 출전이 가능해졌다.
2023년, 그는 중국 대표로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린샤오쥔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흘리며 “올림픽 우승보다 더 벅찼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련은 이어졌다. 지난해 중국 전국동계대회(14동계)에서는 잇단 실수와 페널티로 동메달 하나에 그쳤다. 그러나 넘어질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신뢰는 이미 쌓여 있었다.
최근 월드투어 5000m 계주에서 린샤오쥔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4위에서 순위를 끌어올려 은메달을 따냈다. 경기 후, 중국 쇼트트랙의 상징인 우다징은 말없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 침묵은 경쟁자의 인정이자, 세대 교체에 대한 신뢰로 해석됐다.
두 선수는 2018 평창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나눠 가졌던 경쟁자였다. 지금은 중국 쇼트트랙의 계보를 잇는 동료가 됐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 언론의 톤 변화다. 과거 ‘배신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던 일부 매체들은 최근 “부상 투혼으로 최고 랩타임 기록”이라는 중립적 제목을 달기 시작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중국 대표로 한국을 꺾은 경기 후, 한 한국 쇼트트랙 원로는 중계석에서 잠시 침묵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의 전술 감각은 끝내 우리가 잡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현재 어깨 부상 회복과 함께 밀라노 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코치진 분석에 따르면, 코너 추월 성공률은 여전히 대표팀 최고 수준이다. 매일 훈련 시간을 추가로 늘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는 이제 중국 빙설 스포츠를 상징하는 얼굴이 됐다. 밀라노의 빙판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한 번 운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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