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각지에서 불고 있는 아마추어 도시축구 열풍이 중국축구협회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전국 곳곳의 구장에서 수만 명 관중이 몰리며 ‘도시 슈퍼리그’가 연일 흥행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협회는 발붙일 틈조차 찾지 못한 채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
장쑤성에서 열린 도시축구리그 ‘쑤저우슈퍼리그(苏超)’는 그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8라운드까지 48경기에 110만 명 넘는 관중이 입장했고,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만3천 명을 넘어섰다. 이는 같은 시기 중국슈퍼리그(中超)의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한 경기에서 3만여 명이 모인 것은 물론, 난징과 쉬저우 등 도시에서는 6만 명이 동시에 함성을 터뜨리는 장관까지 펼쳐졌다. 우한에서 출범한 ‘우한슈퍼리그(汉超)’ 역시 4만6천여 명의 개막전 관중을 끌어모으며 아마추어 대회 사상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팬들은 “프로 축구보다 더 재미있다”며 열광했고, 각 지방 정부는 앞다퉈 자체 리그를 문화·관광 프로젝트로 승격시키고 있다.
반면 중국축구협회는 울상을 짓고 있다. 국가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연패를 이어가며 팬들의 신뢰를 잃었고, 기업 스폰서도 줄줄이 손을 뗐다. 협회가 의지했던 국가대표 초청경기는 후원사 부재로 무산됐으며, 지방 도시에 경기 개최 비용까지 떠넘기려다 거부당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건 도시축구조차 협회 손을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는 쑤저우슈퍼리그를 “체육 경기”로 규정해 관리하려 했지만, 장쑤성은 “이건 문화·관광 프로젝트”라며 정면으로 거절했다. 각 지역은 아예 대회를 문화관광(文旅) 사업으로 포장해 협회의 간섭을 차단했고, 프로리그 선수 참가도 금지하며 협회와 선을 긋고 있다.
팬들의 눈에는 도시축구가 보여주는 활력과 협회의 무능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국가대표는 지면 울상만 짓는다”, “협회는 손님, 도시는 주인”이라는 조롱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도시축구는 활짝 웃으며 시민들을 품고 있는데, 협회는 홀로 외면당한 채 존재 이유마저 의심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도시축구의 폭발적 인기는 중국 축구 발전의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협회가 부패와 무능을 청산하지 못한 채, 여전히 옛 권위만 붙잡고 있다면 이 기회조차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아마추어 리그 성장의 물결 속에서 협회는 더더욱 ‘쓸모없는 관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중국 축구의 미래는 지금 도시축구 열기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협회가 눈물로 하소연만 한다면, 팬들은 더 이상 협회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도시축구는 웃는데, 협회만 운다.” 이것이 지금 중국 축구의 아이러니다.
BEST 뉴스
-
“이스라엘 참가하면 우리가 빠진다” 스페인, 2026 월드컵 보이콧 시사
[동포투데이] 스페인이 2026년 월드컵에서 이스라엘이 참가할 경우 자국 국가대표팀을 출전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집권 사회노동당 대변인 파트시 로페스는 18일(현지시각),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해 “왜 러시아는 즉각 제재했으면서, 이스라엘에는 침묵하느냐”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
[ACL] 강원FC, 중국 원정서 아쉬운 패배…청두 룽청에 0-1
[동포투데이] 강원FC가 구단 역사적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원정 무대에서 아쉽게 첫 패배를 기록했다. 30일 밤 중국 청두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경기에서 강원은 중국 슈퍼리그의 신흥 강호 청두 룽청을 상대로 후반까지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전반 35분 실점한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
연변, 효율의 축구로 ‘원정 무승 징크스’ 깼다
[동포투데이] 9월 20일 중국 웨이난(渭南) 체육센터. 중甲리그 23라운드에서 연변룡정이 산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시즌 내내 발목을 잡던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며, 효율 축구의 가치를 증명한 경기였다. 산시는 연변보다 구단 몸값이 200만 유로 가까이 높고, 홈 관중의... -
“자율 없는 축구” 전직 국가대표의 폭로…중국 축구 추락의 민낯
[동포투데이] “중국 선수들의 생활 관리는 최악이다. 술은 작은 문제일 뿐이죠. 밤새 여자친구와 지내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지난 9월, 중국 국가대표 출신 두전위(杜震宇)가 한 방송에서 던진 이 말은 중국 축구의 민낯을 드러내는 날 선 폭로였다. 팬들이 강등 위기 속에서도 선수들의 ‘클럽 나들이’를 걱정하는... -
‘포브스 멀티골’ 연변룽딩, 충칭 둥량룡 3-0 제압…두 한국인 감독 맞대결서 웃은 이는?
[동포투데이] 2025시즌 중국 프로축구 2부리그(중국갑급리그) 24라운드에서 연변룽딩이 강호 충칭 둥량룡을 3-0으로 완파하며 승격 경쟁의 불씨를 살렸다. 특히 이번 경기는 한국인 감독 맞대결로도 주목받았는데, 웃은 쪽은 연변룡정의 이기형 감독이었다. 27일 오후 연길시 전민체육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 -
“중국 선수, 실력은 있는데 습관이 문제”…서정원 돌직구 발언 화제
[동포투데이] 아시아 무대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한국인 명장 서정원(徐正源·52)이 중국 축구를 향해 거침없는 직언을 날렸다. 그의 발언은 과거 중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이탈리아 명장 마르첼로 리피의 지적과 겹치며 현지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두 룽...
실시간뉴스
-
“도밍고스의 한 방” — 연변룽딩, 막판 동점골로 수저우 둥우와 1-1 무승부
-
[ACL] 울산 HD, 상하이 원정서 아쉬운 무승부…루드빅손 동점골
-
“중국 선수, 실력은 있는데 습관이 문제”…서정원 돌직구 발언 화제
-
[ACL] 강원FC, 중국 원정서 아쉬운 패배…청두 룽청에 0-1
-
‘포브스 멀티골’ 연변룽딩, 충칭 둥량룡 3-0 제압…두 한국인 감독 맞대결서 웃은 이는?
-
“자율 없는 축구” 전직 국가대표의 폭로…중국 축구 추락의 민낯
-
연변, 효율의 축구로 ‘원정 무승 징크스’ 깼다
-
“이스라엘 참가하면 우리가 빠진다” 스페인, 2026 월드컵 보이콧 시사
-
중국 남자축구, 국제 무대서 외면…축구협회 대응에도 비판 확산
-
“중국, 생각보다 훨씬 개방적…브라질 공격수 제카, 中 생활 솔직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