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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전면전 현실화…‘핵의 문턱’ 넘나드는 중동

  • 허훈 기자
  • 입력 2025.06.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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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킹스연구소 전문가들 “군사적 성공에도 전략적 함정 많아”…미국의 선택, 중동 질서, 에너지 시장까지 전방위 충격

 

[동포투데이]이스라엘이 지난 6월 13일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며 본격적인 이란-이스라엘 간 전면전에 불을 붙였다. 예고 없이 시작된 이번 공습은 이란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 제거, 나탄즈와 포르도우 핵시설 타격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이후 양국 간 치명적인 보복 공방이 이어지면서 중동 전역이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17일(현지시각)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이번 공습의 의미와 향후 파장을 조망했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명 ‘라이징 라이언(Operation Rising Lion)’은 단기적으로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공습을 주도한 이스라엘군은 이란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공중 우위를 확보한 뒤, 핵시설을 포함한 수백 개 목표물을 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이스라엘의 단독 행동”이라던 입장을 바꿔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며 작전에 미국 무기가 사용됐음을 시사했다. 공습 시점은 워싱턴과 테헤란 간 6차 핵협상 직전이었다.


하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포르도우 지하 핵시설은 결정적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쟁 이후 이란이 핵개발 속도를 오히려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첨단 벙커버스터 폭탄과 직접 공중 지원 없이는 핵심 시설을 무력화하기 어렵다는 현실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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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핵무기 협상가는 “이스라엘의 공습만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포르도우 같은 깊이 묻힌 시설을 무력화하려면 미국의 협조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자치 하네그비조차 “군사력만으로는 이란의 핵을 멈출 수 없다”며 이란의 항복을 유도하기 위한 압박 전략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공격은 이란의 핵 무장 의지를 강화시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스라엘은 작전 수행 과정에서 또다시 놀라운 첩보 능력을 선보였다. 반다 펠바브-브라운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은 이란의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를 비롯한 주요 인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내부에 드론을 반입하는 데 성공했다”며 “2024년 헤즈볼라와 하마스 수뇌부 제거에 이어, 이란 내부 공작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전쟁의 확산 가능성과 정치적 파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 전쟁 종식을 공약하며 재선 행보에 나섰지만, 이란과의 무력 충돌로 그의 외교적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샤란 그레왈 브루킹스 연구원은 “공습으로 인해 미국-이란 핵협상은 중단됐고, 공화당 내에서도 ‘이스라엘과 함께 싸워야 한다’는 강경파와 ‘미국을 전쟁에서 떼어놓아야 한다’는 고립주의자 간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안겼다. 이스라엘이 14일 이란의 정유시설과 세계 최대 가스전 중 하나인 사우스 파르스를 타격하자,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7% 상승했다. 루이송 살과 사만다 그로스 연구원은 “이란은 여전히 세계 9위 산유국이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통제하고 있다”며 “해협 봉쇄는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랍권 국가들의 반응도 복잡하다. 겉으로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면서도, 이란과 그 지원 세력 약화를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스티븐 헤이데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힘으로 지역 질서를 주도하려는 모습은 아랍 국가들에게 장기적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며 “이스라엘 견제를 위한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의 선택도 주목된다. 마라 칼린 브루킹스 부소장은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은 이란 정권에 핵개발 중단과 본격적 무장화 사이의 갈림길을 던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과거 이라크(1981년)와 시리아(2007년)의 핵시설을 타격했을 때처럼, 이란 역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전 말로니 부소장은 “이스라엘의 초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재건 가능하며, 테헤란이 미국의 직접 개입을 피하고자 사이버 공격, 소규모 테러, 호르무즈 위협 등으로 반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란 혁명 초기에 사담 후세인의 침공이 이슬람 정권 결속의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이스라엘의 공격은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쟁은 이란의 ‘대리전’ 전략이 붕괴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타마르 라비노비치 전 이스라엘 대사는 “하마스, 헤즈볼라, 시리아 아사드 정권 등 이란의 지역 네트워크가 와해되면서, 이란이 직접 전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헤즈볼라는 이번 공습에 반격하지 않았고, 이란은 자국의 미사일과 드론 전력으로만 응전하고 있다. 이란의 영향력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그만큼 직접 충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응도 조명된다. 윤 선 연구원은 “중국은 중동에서 이란과의 관계를 축으로 삼아왔지만, 이번 사태로 이란의 불안정성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며 “베이징은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를 모색하면서도, 사우디 등 걸프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이란·이스라엘 양국 외교장관과 통화하며 중재 의사를 내비쳤다.


이번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중동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지역 질서의 균형이 무너지고, 미·중·러를 비롯한 강대국의 개입 가능성도 커지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다시 중동이라는 화약고 앞에서 한 발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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