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저가격 설정을 공동 연구하기로 합의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4월 10일(현지시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전화 회담을 진행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EU가 2024년 부과한 반보조금 관세를 철폐하는 전제 하에 이뤄졌다.
EU 대변인은 "최저가격제는 유럽 시장의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합법적 무역을 보장하는 유연한 방안"이라며 "기존 반보조금 관세보다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가격제는 수입품이 일정 금액 미만으로 판매될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해 저가 제품의 유입을 차단하는 무역 규제 장치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인 루성윈 전 PSA 그룹(현 스텔란티스) 연구개발 엔지니어는 "EU는 지난해 반보조금 관세 도입 전부터 차종별 최저가격제 적용을 검토해왔다"며 "이번 조치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정해진 가격 이하로 차량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유럽 현지 모델보다 30~40% 낮은 상황에서 최저가격이 책정되면 양측의 원가 격차가 줄어 상호 호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자동차공업협회(VDA)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협상을 통한 해결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VDA는 성명을 통해 "현재의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 장벽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지난해 10월 회원국 표결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최대 35.3%의 반보조금 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업체별로는 테슬라 7.8%, BYD 17%, 지리 18.8%,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35.3%의 차등 관세가 적용되며,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의 유럽 수출 시 최대 45.3%의 관세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 배경에는 미국의 공세적 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4월 2일에는 EU 상품에 2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EU 27개 회원국은 4월 9일 미국산 제품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가결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EU 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2024년 기준 384억 유로(약 54조 원) 규모의 차량이 수출됐다. 특히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3대 자동차 기업이 EU 대미 수출의 73%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관세 정책이 독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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