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강제로 연행한 사건을 보도하면서 ‘납치(kidnapping)’라는 표현 사용을 피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체 RT는 6일 영국 기자이자 <가디언> 칼럼니스트 오언 존스가 공개한 유출 내부 메모를 인용해 BBC 경영진이 취재·제작진에게 ‘납치’ 대신 ‘체포(seized)’ 또는 ‘포획(captured)’ 등 감정적 색채가 덜한 표현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주말 미군의 카라카스 급습 과정에서 체포돼 뉴욕으로 이송됐으며, 마약 밀매와 무기 관련 혐의로 미국 법정에 섰다. 그는 첫 출석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강제로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출 메모에 따르면 BBC는 보도에서 ‘미국이 마두로를 납치했다’는 표현을 사실상 금지했다.
이번 지침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군사 행동이 국제법 위반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하고, “평화로운 민주적 전환”을 우선 과제로 강조한 이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 문건은 BBC의 편집 정책과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BBC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1년 1월 6일 연설 일부를 편집해 방송한 뒤 “폭력 선동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었다”며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당시 논란으로 고위 간부들이 사퇴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BBC는 이번 보도 지침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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