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역외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선을 하회하며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 온 7위안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5개월 만이다.
25일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역외 위안화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달러당 6.9960위안까지 상승했다. 전날 저녁에도 6.9999위안까지 오르며 7위안선을 일시적으로 밑돌았다. 역내 위안화 역시 이날 달러당 7.01위안까지 상승해, 같은 시기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에 도달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위안화의 움직임이 단기 반등을 넘어 환율 흐름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위안화가 장기간 과소평가돼 왔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의 배경으로 달러 약세와 외환 수급 구조 변화를 꼽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무역흑자와 기업들의 외화 결제 집중이 위안화 수요를 끌어올렸고, 미국 정부 부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기준환율(중간가)을 7.0392위안으로 고시했다. 역내 위안화는 최근 한 달간 달러 대비 1% 이상 절상됐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환율의 급등락을 경계하며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기본적 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중앙은행은 위안화 강세를 일정 부분 용인하면서도 과도한 절상에는 경계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안화 강세가 수출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광둥성에서 조명 부품 회사를 운영하는 탄젠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중국의 무역흑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위안화 강세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중소 수출 기업의 경우 원자재 조달과 가격 책정 측면에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광저우에 거주하는 한 개인 투자자는 “최근 2년간 매년 달러를 환전해 왔지만 올해는 이를 중단했다”며 “대신 금과 은 관련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 다수의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위안화가 장기적인 절상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다증권은 수요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6년에 안정적인 절상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27년에는 달러 대비 6.20~6.30 수준까지 절상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는 중국의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 미·중 금리 격차의 축소, 달러지수에 대한 하방 압력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
충칭시장을 지낸 황치판 전 시장도 최근 공개 발언에서 “위안화는 향후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절상돼 달러당 6위안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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