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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외교장관 방중 속셈은?

  • 화영 기자
  • 입력 2024.07.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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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왕이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오늘부터 4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2022년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된 이후 처음이다.

분석가들은 전장(戰場) 정세 변화,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협상 메시지 발표, 미 대선의 중대 변수 등을 배경으로 대화 중재와 촉진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더욱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년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외무부의 성명에 따르면 쿨레바의 중국 방문의 주요 의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종식 모색과 안정적이고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국의 가능한 역할이다.

쿨레바의 중국 방문은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처음이다. 그는 중국에 발을 디딘 적은 없지만 중국 고위급 인사와 전화 통화를 유지하고, 제3차 의회 회동을 통해 우크라이나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2월 뮌헨 안보회의 기간 중 왕이를 만난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중국 측과 우호 교류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중국 관계의 발전을 촉진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표명했다. 아울러 중국 측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4개월 후, 중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층은 다시 교류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 스르비야가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 당국자들과 만났다.

그러나 고위급 협의와 동시에 중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불화'의 시기도 있었다. 지난 6월 중국 측이 스위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 차례 중국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하여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의 정상 회담 불참 결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과 브라질이 공동으로 발표한 '6개 항 합의'를 언급하며 긴장 완화 3원칙 및 기타 입장과 제안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하는 중국의 태도를 강조하는 중요한 방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과 우크라이나도 정상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는 중러 관계와 충돌하지 않을 것이며 충돌해서는 안 된다.

크렘린궁은 쿨레바의 중국 방문에 대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배경

여론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쿨레바의 방문은 여러 가지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첫째, 전장 상황이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 반격과 헤르손 공격 모두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정면승부에서 외교전, 여론전, 특수전으로 전환하고 있다. 서방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약속도 말과 행동이 다르다. 반대로 러시아군은 도네츠크 지역의 우로자이노예 마을을 장악한 후 차소비야로 점차 깊숙이 침투하는 등 북부와 남부에서 동시에 진격하며 여러 전선에서 전진하고 있다.

둘째, 러시아군이 성과를 거두면서 최근 '평화회담'을 대하는 젤렌스키의 기조와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주 젤렌스키는 러시아 대표들이 올해 11월까지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두 번째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 회담"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법이 이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상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는 또한 세계에서 강력한 국가들만이 전쟁을 성공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다고 말하며 중국과 키예프의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을 가능한 옵션으로 지목했다. 그는 중국이 전쟁 해결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셋째, 미국의 대선 판도가 크게 바뀌면서 우크라이나 측은 도널드 트럼프의 복귀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선 철회를 발표하고 현재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뒤처지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24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눈에는 트럼프가 키예프를 모스크바에 양보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치학자 유리 스베토프는 젤렌스키가 최근 트럼프와 통화한 것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더 큰 우위를 점하고 있고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집권하면 우크라이나에도 지원하겠지만 방식, 금액, 유보적 의견도 다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우려하는 것은 미·러가 우크라이나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접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넷째, 나토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을 담은 새로운 협정인 '우크라이나 협정'을 발표했다. 이는 지역 정세와 대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흔치 않은 기회

일부 관측통들은 쿨레바가 4일간 베이징에 머무를 예정인데, 이는 외무장관급 방문으로는 상당히 긴 시간이라고 보고있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피할 수 없는 주제이지만 그 외에도 두 외교 장관은 정치, 경제 및 무역, 인문 및 기타 분야에서 중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실질적인 협력과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한 견해를 포함하여 더 광범위한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기본 태도와 주요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과 브라질이 발표한 '6개 항 합의'와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사태 진정을 위한 공동 호소를 한 데 이어 중국 측도 우크라이나 측과 더욱 협력해 사태 해결을 위한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있다.

바실리 카신 러시아 국제정치분석가는 "중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파트너 중 하나"라며 "우크라이나 위기 속에서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쿨레바는 중국이 주요 참여국 중 하나로 인식하고 중국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수 있지만 쿨레바는 보다 절제된 언어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측은 2차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의 태도, 미국의 정치 상황 등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측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그동안 러시아 측은 2차 평화정상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불참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관측통들은 6월 이후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이 새로운 협상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의 협상 입장은 비교적 강경하다. 그리고 서방의 우경화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다른 협상 방식을 배제하지 않는 등 협상 전략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일부 논평가들은 이번 쿨레바의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진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쿨레바가 중국의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보아 키예프도 갈등 완화를 위한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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