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올리면서 개최국인 미국·캐나다·멕시코의 관광산업에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는 우승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관광객 유치와 경제효과를 둘러싼 또 다른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각종 예약 지표와 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이번 대회의 최대 수혜국은 캐나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이번 월드컵이 북미 관광산업 성장의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캐나다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약 6.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과 멕시코를 웃도는 수준이다.
관광업계는 캐나다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입국 환경과 비교적 합리적인 여행 비용, 편리한 국제 항공 연결망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월드컵 개최 일정이 북반구 여름 휴가철과 겹치면서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항공 예약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국 여행 플랫폼과 항공업계 집계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 중국 본토에서 미국·캐나다·멕시코로 향하는 항공권 예약은 약 10만 건에 육박했으며, 이 가운데 캐나다행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론토와 밴쿠버는 국제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표 개최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토론토 관광당국은 월드컵 기간 열리는 경기 입장권 구매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 방문객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호텔 예약 시장에서도 캐나다의 강세가 확인된다. 최근 공개된 글로벌 숙박 예약 자료에 따르면 밴쿠버의 호텔 예약률은 48% 수준까지 상승했다. 토론토 역시 40%를 넘어섰다. 멕시코의 과달라하라와 멕시코시티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가장 많은 경기를 개최하는 미국은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대회 전체 104경기 가운데 미국은 78경기를 개최하며 사실상 월드컵의 중심 무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주요 개최 도시들의 호텔 예약률은 캐나다와 멕시코 일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 내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정도만 예약률 4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는 높은 숙박비와 생활비, 비자 발급 과정의 불확실성, 일부 해외 관광객들의 입국 절차 우려 등이 미국 관광 수요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 월드컵이 창출할 경제효과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영국 언론과 관광업계 분석에 따르면 대회 기간 직접적인 상업 수익은 약 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관광·항공·숙박·교통·유통 산업에 미치는 간접 효과까지 포함하면 경제적 파급 규모는 훨씬 커진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세계무역기구(WTO)가 공동으로 분석한 자료에서는 이번 월드컵이 전 세계적으로 약 801억 달러 규모의 경제 생산 유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단일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캐나다는 이러한 기회를 장기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다. 대표 개최 도시인 밴쿠버는 경기장 시설 개선과 교통 인프라 확충, 보안 체계 강화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가 공개한 예산 자료에 따르면 월드컵 준비 관련 총예산은 약 7억2900만 캐나다달러까지 증가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경기 한 경기당 1억 캐나다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셈이다.
현지 관광업계는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국제적 인지도 상승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관광당국은 월드컵 개최를 통해 약 1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관광 수입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그 영향이 최소 5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일부 호텔업계는 경기 관람객 가운데 상당수가 당일 이동 관람객일 가능성을 지적한다. 특히 밴쿠버의 경우 인근 지역 주민이나 국내 관광객 비중이 높아 예상만큼 숙박 수요가 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북미 관광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 간 교통망이 확대되고 관광 협력이 강화되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에게 북미 주요 도시들이 소개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의 시선은 우승 트로피를 향하고 있지만, 관광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월드컵의 또 다른 승자는 캐나다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월드컵이 남길 가장 큰 유산이 경기 결과가 아닌 관광산업의 구조적 성장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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