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이재명 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자유무역협정 가운데 하나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한국의 통상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CPTPP 가입 신청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으며, 이달 하순 국무회의를 거쳐 이를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PTPP는 일본, 호주, 캐나다, 멕시코, 뉴질랜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칠레, 페루, 영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자유무역협정이다. 미국이 탈퇴한 이후 일본이 협정 운영을 주도하고 있으며, 회원국 경제 규모를 합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한다.
통상 전문가들은 CPTPP 가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접근성이 확대되고 공급망 협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중 전략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통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역시 한국의 가입 추진에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미국 탈퇴 이후 CPTPP 확대를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최근 한일 관계 개선 흐름도 가입 논의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이어져 온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다. 한국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후쿠시마를 포함한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지바 등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해당 문제를 한국의 CPTPP 가입 여부와 직접 연계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 협상 과정에서 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지는 않되, 별도의 실무 협의 채널을 통해 관련 현안을 지속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수산물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이 향후 가입 절차 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모두 공식적으로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CPTPP 가입 방침을 공식화한 이후 국회와 농업계, 수산업계, 산업계 등을 대상으로 협정 참여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우려가 큰 농축수산업 분야에 대한 보완 대책 마련이 향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에도 CPTPP 가입 검토가 진행됐지만 국내 이해관계 조정과 정치적 부담 등으로 본격적인 신청 단계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 가입 절차가 공식화될 경우 한국의 통상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CPTPP 가입이 현실화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협력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동시에 한일 양국이 통상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을지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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