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인 ‘전승절(승리의 날)’ 열병식을 앞두고 각국 정부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이우)에서 자국민과 외교 인력을 신속히 철수시킬 것을 재차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의 행사 방해 가능성을 공개 경고하면서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 군사 긴장 수위도 다시 급격히 높아지는 분위기다.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레드스퀘어)에서 열리는 전승절 열병식 주요 일정을 공개했다고 러시아 매체 RT가 보도했다.
우샤코프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지시간 9일 오전 9시45분께 외국 정상 환영 행사를 진행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해외 귀빈들과 함께 열병식을 참관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말레이시아 국왕 이브라힘 이스칸다르,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자치공화국인 스릅스카공화국의 시니샤 카란 대통령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 연설에 나선 뒤 외국 대표단과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 함께 붉은광장 인근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할 계획이다. 보병 부대 행진과 공중 곡예비행단 비행도 예정돼 있다.
러시아는 행사 안전 문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우샤코프는 러시아 외무부가 지난 6일 각국 정부에 외교 공한을 보내 “러시아 국방부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키예프에 체류 중인 관련 인원을 가능한 한 조속히 철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측이 전승절 기념행사를 방해하려 할 경우 러시아군은 키예프 도심에 대규모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또 전승절을 기념해 8일부터 9일까지 일시 휴전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하며 우크라이나 측에도 동참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6일 0시부터 자체 휴전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도 러시아가 전쟁 종식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승절을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한층 격화되면서 국제사회도 긴장 속에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러시아가 키예프 철수 경고까지 공식화하면서 전승절 전후 군사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편 크렘린궁은 지난 4월 말 올해 붉은광장 열병식 규모를 예년보다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안전 문제를 이유로 군사 장비 공개 행진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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