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다른 법률로 관세전쟁 지속 선언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 수입 관세 정책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을 남용해 관세를 부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6대 3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시행한 글로벌 관세 조치는 법적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IEEPA는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명명하며 발표한 관세 조치는 무효가 됐다. 해당 관세는 영국, 중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은 물론 시리아, 레소토 등 수십 개국에 차등 적용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치욕적인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관세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IEEEPA 대신 1974년 무역법을 활용해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며, 즉각 전 세계 대상 10% 보편 관세를 새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에겐 다른 수단이 많다”며 “이번 판결은 오히려 대통령의 통상 권한을 더 명확히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무역법 조항을 통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2026년 관세 수입은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역법에 따른 관세는 세율과 기간에 상한이 있고, 조사·청문 등 절차를 거쳐야 해 백악관의 재량은 제한된다.
지난해 미국의 관세 수입은 2400억~3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대부분을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으며, 상당 부분이 물가 인상으로 전가됐다고 분석했다. 대법관 브렛 캐버노는 환급 문제와 관련해 “행정적으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급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판결이 철강·자동차·의약품에 대한 영국의 우대 관세 협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판결 내용을 분석 중이라며 “무역 관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산업연맹은 “규칙 기반 국제무역 질서를 재확인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예정된 연두교서에서 향후 통상 정책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인다. 미 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기조는 법적 틀만 바꾼 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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