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시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군 동원 연령 기준을 60세 이상으로 사실상 확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계엄령이 유지되는 동안 60세 이상 남성도 군과 계약을 맺고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만 60세 이상 시민은 1년 단위 계약 형식으로 군 복무가 가능해지며, 필요 시 1년 추가 연장도 허용된다. 정부는 이를 ‘자발적 계약 복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계엄령 하에서 고령층까지 복무 대상에 포함시킨 점에서 사실상 동원 범위를 넓힌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령은 계약 체결 요건으로 군의무위원회(VVK)의 건강 적합 판정과 소속 부대 지휘관의 서면 동의를 규정했다. 지원자는 거주지 또는 체류지 관할 징집·사회지원센터(TCC)에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전시 체제에서 TCC가 징집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형식상 자발성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장교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부대 지휘관의 동의에 앞서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의 추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대통령령은 “총참모부의 승인 이후에만 장교 계약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또한 계엄령이 종료되거나 해제될 경우, 60세 이상 계약 복무자와 체결된 계약은 자동 종료되며, 해당 인원은 군에서 전역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는 고령층을 전투 최전선에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흐나토우는 국영 통신 인터뷰에서 “60세 이상 지원자는 돌격·강습 부대에는 배치되지 않는다”며 “신체 부담이 크지 않은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량 정비·수리 인력, 각종 면허를 갖춘 운전사, 연료·위험물·탄약 운송 인력, 군 병원 의료진 등을 예로 들며 “젊은 층이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 분야에서 고령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장기화로 인한 병력 소모와 인력 공백이 심화되면서, 동원 대상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자발 계약’이라는 표현과 달리, 계엄 상황에서 고령층까지 복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사실상 강제 동원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18~24세 청년 계약 복무자에게 병역 유예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인권 당국은 징집센터가 시민을 불법적으로 구금하거나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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