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대미 투자 확대를 둘러싸고 ‘미국 기업화’ 논란이 확산되자, 대만 당국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만 중시신문망은 18일 “대만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대만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대미 직접 투자를 약속했고, 여기에 2500억 달러 상당의 신용 보증까지 더해지면서 ‘TSMC가 더 이상 대만 기업이 아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과 미국은 상호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으며, 중복 부과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조건이 포함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는 ‘대만의 TSMC(台積電)가 미국의 TSMC(美積電)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논쟁이 가열됐다.
이에 대해 대만 경제부는 17일 밤 긴급 성명을 내고 “TSMC의 해외 공장 설립은 전적으로 고객 수요에 따른 글로벌 경영 전략일 뿐”이라며 “기업의 본질은 여전히 ‘Taiwan TSMC’”라고 밝혔다. 경제부는 “2036년 기준으로 TSMC의 생산 비중은 대만이 80%, 미국이 20%가 될 것”이라며 “미국 투자 확대가 대만 중심 구조를 바꾸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부는 또 “TSMC가 중국 본토와 일본,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고 해서 국적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Micron 역시 대만에 첨단 패키징 거점을 두고 있지만, 이를 ‘대만 기업’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TSMC의 글로벌 연구개발(R&D) 본부는 여전히 신주과학단지에 있으며, 최근 웨이저자 회장도 “모든 결정은 고객 요구에 따른 것이며, 해외 투자가 대만을 대체하는 일은 없다”고 재확인했다고 중시신문망은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나왔다. 대만 민중당 창당 주석인 커원저는 17일 자이시 유세 현장에서 “대만의 대미 관세율이 일본·한국과 같은 15%로 내려간 것은 숫자상으로 문제없을지 몰라도, 그 이면의 부가 조건을 정부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TSMC는 대만의 명맥”이라며 “라이칭더 개인의 정치적 필요 때문에 대만의 미래 산업을 내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자이 지역구 입법위원인 장치카이도 “TSMC가 자이현 타이바오시에 공장을 두고 있어 지역 경제와 직결돼 있다”며 “대미 투자 확대가 자이 지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그는 “TSMC는 ‘호국신산’으로 불리는 핵심 기업인 만큼, 핵심 기술은 반드시 대만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시신문망은 “이번 논란은 단순한 투자 문제가 아니라, 대만 반도체 산업의 정체성과 경제 안보를 둘러싼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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