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재 부족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대대적인 교육 강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유·초등 단계부터 AI 교육을 제도화하며 인재 풀을 넓히는 가운데,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미 경제지 포춘(Fortune)은 27일(현지시간) 딜로이트, 버라이즌, 월마트 등 미국 대기업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의 최고인사책임자(CPO) 도나 모리스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차세대 노동자를 위한 AI 교육을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경제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보라. 다섯 살 아이들까지 딥시크(DeepSeek)를 배우고 있다”며 “그만큼 능력 구축에 국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단계부터 AI 기초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3월, 초·중·고 전 학년에 걸쳐 매 학년 최소 8시간 이상의 AI 기초 수업을 편성하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생성형 AI 도구의 올바른 활용, AI 윤리 등이 주요 내용이다. 중국 학생들의 평균 수업 시간 역시 미국 또래보다 길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미국 언론은 중국의 이런 투자가 이미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폴슨 연구소가 2020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최상위 AI 인재의 약 3분의 1이 중국 출신이다. 이 때문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중국 출신 연구자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메타가 지난해 6월 출범시킨 초지능 연구조직 ‘슈퍼인텔리전스 랩’의 초기 연구원 11명 가운데 7명이 중국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오픈AI가 메타에서 중국계 AI 엔지니어를 영입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 재계에서는 노동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 확대가 ‘공감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 도어대시의 토니 쉬 CEO,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CEO 등 400여 명의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미 의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컴퓨터 과학과 AI를 전 학생 필수 과목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AI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창조자가 되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교육 시스템은 서방에서도 집중 조명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기획 기사에서 중국 중등 교육 단계의 이공계 영재 양성 시스템이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매년 약 500만 명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졸업생을 배출하는 반면, 미국은 약 50만 명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대비됐다.
FT는 중국의 ‘영재반·실험반·경시반’ 중심 교육이 AI 인재의 대량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 체계에서 성장한 인재들이 자국 빅테크는 물론 글로벌 AI 연구기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 4차원패러다임의 창업자 다이원위안 역시 “인재가 중국 AI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중국에는 이미 등록된 생성형 AI 모델만 1000개가 넘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AI 인재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체계적으로 인재를 길러내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세상을 바꿀 진짜 천재는 지금도 교실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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