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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미 패권 잃었나”…중동 전쟁 한 달, 세계 질서 ‘붕괴 신호’

  • 안대주 기자
  • 입력 2026.04.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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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대이란 군사 충돌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국제 질서 변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당초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전쟁이 장기화되자, 미국 중심 질서의 균열과 함께 다극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장웨이웨이 푸단대 중국연구원장과 세르비아 전 외교장관 부크 예레미치는 최근 대담에서 “미국 중심 질서는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중견국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인사는 미국 패권이 단기간에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영향력 변화는 이미 시작된 흐름이라는 데 공감했다. 예레미치는 역사적으로 제국은 전면전이 아닌 이상 급격히 무너지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도, 현재 중동 상황이 과거 수에즈 위기와 유사한 측면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 주도권을 잃었던 사례처럼, 미국 역시 장기적으로 영향력 축소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가장 큰 변화로는 ‘중견국의 역할 확대’가 꼽힌다. 예레미치는 이란을 사례로 들며, 지역 강국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금융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와 공급망이 즉각 반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쟁 양상의 변화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저가 드론과 사이버 공격 등 비대칭 전력이 확산되면서 기존 군사력 중심 질서의 우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교적 낮은 비용의 공격 수단을 방어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외교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정 진영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국가와 동시에 협력하는 다변화 외교가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중심 동맹 구조에 대한 신뢰도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 질서의 또 다른 변수로는 에너지 구조 변화가 거론된다. 장웨이웨이는 과거 영국이 석탄, 미국이 석유를 기반으로 패권을 구축해 왔다고 설명하며, 향후에는 재생에너지와 전력이 중요한 기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레미치 역시 세계 경제가 여전히 석유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력 중심 구조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중동 위기가 핵 확산 문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레미치는 국가 간 안보 격차가 확대될 경우 일부 국가들이 핵 보유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국제 비확산 체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질서 재편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 역시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는 현재 글로벌 금융 구조가 달러 중심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질서 형성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대안 금융 체계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국제 질서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중심 질서가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중견국과 글로벌 사우스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세계는 점진적으로 새로운 균형을 향해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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