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연말연시를 맞아 신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발표된 한 글로벌 컨설팅사의 설문조사 결과가 온라인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60% 이상이 신차 구매 예산으로 30만 위안(약 5,700만 원)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조사다. 그러나 실제 시장 통계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근 딜로이트가 공개한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응답자의 63%가 신차 구매 시 30만 위안 이상 가격대의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0만~39.99만 위안 구간이 30%, 40만~49.99만 위안 구간이 22%, 50만 위안 이상 구간이 11%를 차지하여 계단식 분포를 형성했다. 이에 비해 20만-29.99만 위안 구간은 25%, 10만-19.99만 위안은 8%, 10만 위안 미만은 2%에 불과 했다. 이는 응답자 다수가 고급차 가격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체감과 맞다” vs “현실과 동떨어져”
보고서가 공개되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주변을 보면 첫 신차 구매나 두 번째 신차 구매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사 결과에 공감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조사 표본이 대도시 고소득층에 치우친 것 아니냐”, “현실의 신차 구매 시장은 5만~15만 위안대가 중심”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설문 결과가 체감과 너무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중국 신차 평균 구매가는 17만 위안
실제 시장 데이터는 설문조사 결과와 온도 차가 크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 사무총장 추이둥수는 최근 분석에서 2025년 중국 승용차의 신차 평균 구매가가 17만 위안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4년 평균치(18만4,000위안)보다 1만4,000위안 낮아진 수치다.
그는 고급 내연기관차 판매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가격 인하가 이어졌고, 신에너지차 역시 가격 경쟁 심화로 평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신에너지차의 신차 평균 구매가는 16만 위안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로 인해 전체 승용차 신차 평균 구매가도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소비자의 60% 이상이 신차 구매 예산으로 30만 위안 이상을 고려한다”는 딜로이트 조사 결과는 실제 평균 구매가와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조금 구조 변화, 신차 평균가 끌어올릴까
다만 업계에서는 2026년 이후 신차 평균 구매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자동차 이구환신(以旧换新) 보조금 정책이 정액 지원에서 차량 가격 연동 방식으로 바뀌면서, 일정 가격 이상 신차를 구매해야 최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가 보조금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차 구매 예산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토종 고급 전기차 브랜드들이 고가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상단을 넓히고 있는 점도 평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신차 선호, 내연기관이 여전히 1위?
보고서는 또 중국 소비자의 신차 구매 선호에서 내연기관차가 41%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내연기관차를 선호한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신에너지차를 순수 전기·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나눠 집계한 결과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신에너지차를 모두 합치면 신차 구매 선호 비중은 약 60%에 이르며, 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신에너지차 보급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신차 구매 예산이나 차종 선호에 대한 설문은 참고 자료일 뿐”이라며 “소득 수준, 거주 지역, 보조금 정책에 따라 소비자 선택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급차를 꿈꾸는 신차 구매 계획’과 ‘현실의 평균 구매가’ 사이의 간극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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