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대만 민진당(民进党) 당국이 중국 본토 거주증을 보유한 대만인의 주민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양안(兩岸) 가족과 교류 인사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보복”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일 대만 행정당국은 ‘중국 내 불법 호적 등록자 단속’을 명분으로 약 50명의 대만 주민등록을 직권 말소했다. 이어 “중국 거주증 보유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대만 주민 신분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 여권, 여행증 등 주요 신분증이 한꺼번에 무효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례도 나왔다. 푸젠(福建)성에서 근무하던 대만인 장리치(张立齐)는 본토 거주증을 발급받은 직후 대만 신분증과 여권의 효력이 상실됐다. 사전 통보나 경고도 없었다. 그는 “뉴스를 보고서야 내가 더 이상 대만 주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국 본토는 홍콩·마카오·대만 주민에게 생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각종 거주증 제도를 확대해왔다. 2018년 시행된 「홍콩·마카오·대만 주민 거주증 발급 방안」은 시행 한 달 만에 2만 명이 넘는 대만인이 신청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20만 장 이상이 발급됐다. 본토 내 일부 창업 단지에서는 이를 통해 수백 개 기업과 수천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진당은 이 같은 제도를 ‘대륙의 불법 신분 등록 행위’로 규정하며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 내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정식 신분증 번호를 가진 대만인은 수백 명 수준으로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대다수는 합법적인 거주증을 가진 일반 교민임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이를 근거로 강경 조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민진당은 본토 출신 배우자들에게도 3개월 내 ‘본적 포기 공증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불응 시 호적을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현재 7800여 명이 서류를 제출했고, 2300명가량이 연기를 신청했으며, 1300명 이상이 관리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행정 절차를 넘어 정치적 압박의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만 당국이 개인 신분정보를 확보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신분 박탈”을 예고한 점은 법적·기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같은 ‘사상 검열’ 움직임은 문화·교육계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통일 관련 게시물을 공유한 예술인 20여 명이 조사 대상에 올랐으며, 최대 50만 대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학교 간 교류 제한, 학과 신설 중단 등도 이어지며 사회 전반에 ‘표현의 위축’이 확산되고 있다.
대만 사회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을 ‘녹색 공포(綠色恐怖)’라고 부르며 “정치가 일상의 영역까지 통제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대만 행정원이 “중국 측에 친족 정보를 제공하면 7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온라인 교류조차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진당이 대중 강경 노선을 내부 결속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평범한 대만 가정들은 혼란에 빠졌다. 양안 결혼 부부나 본토 근로자, 학생들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신분이 사라졌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계산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양안 교류의 단절은 결국 대만 사회 내부의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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