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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도, 사람도 노래였다”… 스타들이 만난 조선족의 숨결

  • 김다윗 기자
  • 입력 2025.07.1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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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강·허문광 등 배우·가수들, 연길 찾아 민속 체험… 의복에서 장고춤까지 ‘살아있는 문화’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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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깊은 여름 햇살이 살짝 누그러진 7월 중순, 중국 동북 변방의 도시 연길이 낯익은 얼굴들로 들썩였다. 드라마와 영화로 익숙한 배우 당국강(唐国强), 허문광(许文广), 두욱동(杜旭东) 등 중화권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조선족의 삶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자 이곳을 찾은 것이다. 길림성 문화관광청이 기획한 미니 예능 '량월과 함께하는 길림 여행(亮月带你玩·爱上吉林)'촬영을 위해서였다.

 

이번 촬영은 단순한 관광이나 관찰을 넘어선 ‘체험의 기록’이었다. 출연진은 연길의 대표 관광지이자 조선족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중국조선족민속원을 중심으로 민속의상 체험, 전통 춤·악기 실연, 전통 음식 만들기 등 다채로운 일정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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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에서의 첫 체험은 전통 활쏘기였다. 당국강이 활을 들어 조준하는 장면에선, 누군가 “진짜 제갈량 같다”고 외쳤다. 이어 무대는 전통의상으로 바뀌었다.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 전승자인 유옥란 선생이 직접 조선족 복식의 상징과 예법을 설명하자, 출연진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이 옷을 입으니 마음이 경건해진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장고춤과 상모놀이 체험에선 이들이 한 걸음 더 문화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당국강은 조선족 의상을 입고 장고를 두드리며 실제 공연을 펼쳤고, 카메라는 그가 만들어내는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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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오자, 연변노동자문화궁에선 대형 공연 '오색 아리랑'이 막을 올렸다. 7개 파트로 구성된 이 무대는 조선족 민족예술의 정수를 농도 짙게 보여줬다. 무용수들의 상모가 허공을 가르고, 장고의 울림이 가야금의 선율과 얽히는 장면마다 관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전통의상이 춤동작에 따라 부풀고 흐르며 무대는 살아있는 민속화가 되었다.

 

한 출연자는 “이 공연을 통해 조선족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감정을 간직해왔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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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열기는 공연 후 이어진 2시간 생방송 무대에서도 식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조선족 전통의상을 입고 인삼팀과 송화석팀으로 나뉘어 노래 대결을 펼쳤고, '아리랑'과 '붉은해 변강을 비추네' 등 민족가요가 이어지자 관객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 들고 노래를 따라불렀다. 당국강은 드라마 속 제갈량의 대사를 낭독해 무대에 또 다른 울림을 더했다. 이 모든 장면은 온라인을 통해 150만 명 넘는 시청자에게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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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의 문화는 노래와 춤에 그치지 않는다. 연길의 민속 체험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는 음식이다. 촬영팀은 전통 가래떡 만들기 체험장에서 조선족 떡의 제작 과정을 배우고, 직접 만들어 본 떡과 전통 다과를 맞보았다. 그 외에도 ‘쫄깃한’ 냉면, ‘지글지글’한 돌솥비빔밥, 향긋한 연변식 꼬치구이, 깊은 맛의 된장국 등으로 차려진 저녁 식사는 출연진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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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월과 함께하는 여행'은 항량월(项亮月) PD가 진행하는 문화예능으로, “사람이 사는 모습 속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기획의도가 녹아 있다. 이번 연변 편은 그 기획의도를 충실히 살렸다. 사람과 복장, 춤과 노래, 음식과 언어에 이르기까지, 조선족이라는 공동체가 살아온 시간은 이번 방송에서 따뜻한 기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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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끝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연변은 단지 민속을 보러 오는 곳이 아니라, 이곳의 사람들과 삶을 느끼는 공간이었다”

 

이틀 동안 펼쳐진 체험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깊었다. 연변은 오늘도 누군가의 노래와 이야기로 다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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