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필리핀 관세 ‘상징적 인하’ 발표…中 견제 내세운 마르코스에 트럼프 “중국과도 잘 지낸다”
[동포투데이]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고 무역 협정 체결을 발표했지만, 실제 내용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무역 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관세 인상을 경고해왔던 미국은 필리핀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보다 단 1%포인트 낮춘 19%로 발표했으며, 필리핀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제로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는 아직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고, 회담 뒤에도 공동 성명은 발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양국이 중대한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필리핀 측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협상에서 관세 인하를 우선 과제로 내세웠으나, 결과적으로 미국이 내민 것은 ‘상징적 제스처’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회담의 또 다른 이슈는 단연 ‘중국’이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영토를 지키고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언급하며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의 반응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그는 마르코스의 면전에서 “나는 당신이 중국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도 중국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당신은 필리핀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중국과 잘 지내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마르코스의 의도와는 엇갈리는 메시지였다. 마르코스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조하며 중국에 맞선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트럼프는 이를 무색하게 만들며 “중국과의 우호 관계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회담 직후 마르코스는 일순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나, 곧바로 “필리핀의 군사 현대화는 지역 안보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며 다시 안보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전임 바이든 정부와 필리핀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서 필리핀은 다시 미국 쪽으로 돌아왔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필리핀은 한때 중국으로 기울었지만, 우리가 그 흐름을 되돌려놨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회담은 필리핀 입장에서 전략적 ‘통합 거래’를 노렸으나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남화조보>(SCMP)는 “필리핀은 무역과 안보 이슈를 하나의 패키지로 추진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별개로 보고 있다”며 “결국 관세 인하폭은 기대 이하로, 실익 없는 상징적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올해 4월 “필리핀에 17%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고, 7월 초엔 “협상이 결렬되면 20%까지 올리겠다”며 압박했다. 이번 19% 관세 발표는 그나마 양국이 협상을 피한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필리핀 간 협력이 제3자를 겨냥하거나, 지역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외교안보보다는 경제 문제를 최우선시한다고 본다. 미국 퀸시연구소의 사랑 시도어 글로벌남반구국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군사 동맹보다 무역을 더욱 핵심 안보 의제로 보고 있다”며 “필리핀이 안보와 경제를 연계하려 했지만, 미국은 동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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