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축구갑급리그(2부리그)의 연변룽딩(延边龙鼎)이 또 한 번 홈 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다. 지난 7월 12일 밤, 2만800여 명의 팬들이 운집한 홈구장에서 연변은 광저우바오(广州豹)를 2-0으로 꺾고 홈 8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연변은 리그 28점을 기록하며 4위를 유지했고, 2위 충칭퉁량룽(重庆铜梁龙)과는 승점 9점 차를 유지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강등권에 머물던 팀이 이제는 승격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지난 시즌 리그 4라운드까지만 해도 연변은 1무 3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5라운드에서 다롄쿤청(大连鲲城)을 3-2로 꺾은 이후 연변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이후 선전, 산시, 쑤저우, 난퉁 등 강팀들을 연달아 잡아내며 홈에서만 8연승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8승 3무 1패의 상승세를 탄 연변은 현재까지 홈 무패(8승)를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전체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한 반전의 중심엔 한국인 사령탑 이기형 감독이 있다. 선수 시절 측면 수비수로 활약하며 한국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24년 박태하 전 감독의 추천으로 연변에 부임해 첫 시즌 팀을 잔류시켰다. 그리고 올 시즌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조직력을 다지며 팀을 다시 일으켜세웠다. “좋은 성적은 선수들의 투지와 팬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겸손해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지금의 연변은 분명 그의 지도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이기형 감독은 예산이 부족한 팀 사정을 고려해 스타 선수보다는 팀워크와 책임감을 강조해왔다. “우리는 하나의 팀이고, 함께 이룬 성과는 모두의 것”이라는 그의 철학은 선수들 사이의 결속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한 조선족 선수는 “우린 지금 모두가 연변의 선수다. 민족을 떠나 하나의 팀”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연변은 자연스레 세대교체도 이루고 있다. 과거엔 대부분 조선족 선수로 구성됐지만, 현재는 왕펑(王鹏), 커우자하오(寇家豪), 쉬지쭈(徐继祖) 등 한족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왕펑은 연변 구단 역사상 첫 한족 주장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고 있고, 커우자하오는 리그 최정상급 선방 능력으로 리그 12경기 7실점, 7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공격수 황전페이(黄振飞)도 지난 시즌 하위 리그에서 방출된 아픔을 딛고 올 시즌 4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다만, 팀이 승격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외국인 선수의 전력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현재 연변은 33세의 공격수 포브스와 25세의 포르투갈 미드필더 도밍고스를 영입해 활용 중이다. 포브스는 나이가 많지만 홈 경기에서만 6골을 기록하며 일정 수준의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도밍고스 역시 14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 국적의 윙어 음바는 월급이 낮은 상황에서도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구단은 한때 음바를 교체하려 했지만, 재정적인 제약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면 이전 계약 해지에도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변의 외국인 선수 예산은 리그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연변은 현재 시즌 목표를 ‘8위권’으로 설정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팬들은 2015년 박태하 감독이 이끌던 연변장백산이 승격하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엔 외국인 선수 하태균, 스티브, 샤를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금의 연변도 외국인 선수 보강만 이뤄진다면 슈퍼리그 승격이라는 꿈도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무패 행진으로 지역 팬들에게 자부심을 안기고 있는 연변은, 이제 '작지만 강한 팀'을 넘어, 중국 프로축구에 다시 한 번 연변 축구의 저력을 각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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