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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EU 무역협상 마무리…전기차·반도체 놓고 남은 불씨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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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상을 형상화한 이미지. 양측은 전기차 관세와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희토류 공급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베이징에서 이틀간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의 오랜 갈등을 해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유럽의 규제와 무역 불균형,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등 주요 현안에서 입장 차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8일부터 9일까지 베이징에서 무역·투자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 6월 브뤼셀에서 열린 협의의 후속 일정으로, 양측은 시장 접근과 산업 경쟁을 둘러싼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유럽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다. EU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상품무역 적자는 3606억 유로에 달했다. 유럽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자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분야다. EU가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유럽 수출을 확대했다. 유럽에서는 이들 차량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유럽의 조치가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보호무역주의라고 반발한다. 반면 유럽은 중국 정부의 산업 지원과 과잉생산이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유럽의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제한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유럽은 핵심기술 보호와 안보를 이유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 달리 양측이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다.


희토류 역시 협상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의 자동차와 첨단 제조업은 중국산 핵심 광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럽은 안정적인 공급을 요구하는 반면 중국은 수출 관리에 관한 자국의 권한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양측이 관계 악화를 마냥 감수할 수도 없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럽시장이 중요하고, 유럽 기업들 역시 거대한 중국 소비시장과 공급망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이번 협상에서 주요 쟁점을 일괄 타결했다는 발표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화는 이어가되 각자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오는 15~1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는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베이징 협상이 양측의 추가 충돌을 막는 계기가 될지, 새로운 무역 규제의 출발점이 될지는 후속 협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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