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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민배우 나나 파테카르 별세…스크린 밖에선 농민들의 버팀목

  • 김나래 기자
  • 입력 2026.10.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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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1월 22일 인도 고아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나나 파테카르. 사진=joegoaukiffi3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인터내셔널포커스] 인도 영화계에서 반세기 가까이 활동한 국민배우 나나 파테카르가 8일 별세했다. 향년 75세. 강렬한 연기로 인도 영화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그는 가뭄과 빈곤에 시달리는 농민들을 돕는 사회활동에도 힘써 온 인물이다.


로이터와 AP통신, 인도 PTI통신에 따르면 파테카르는 이날 새벽 인도 서부 고아주 도나 파울라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료진이 약 45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끝내 숨졌다. 의료진은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으며,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부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51년 마하라슈트라주에서 태어난 그는 마라티어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1978년 영화 '가만'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뒤 '파린다', '크란티비르', '압 탁 차판'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파테카르의 매력은 잘생긴 영웅이나 화려한 액션보다 인물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데 있었다. 특유의 거친 목소리와 빠르게 쏟아내는 대사는 그의 상징이 됐다. 범죄자부터 정의감 넘치는 인물, 코믹한 역할까지 폭넓게 소화하며 관객층을 넓혔다.


미라 네어 감독의 '살람 봄베이!'는 그를 해외 관객에게 알린 작품이다. 인도 거리의 빈곤과 어린이들의 삶을 다룬 이 영화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파테카르는 인도 국가영화상에서 세 차례 수상했고, 2013년에는 정부 훈장인 파드마 슈리를 받았다.


그의 활동은 영화 촬영장에 머물지 않았다. 동료 배우와 함께 설립한 나암재단을 통해 가뭄 피해 농민과 어려운 농촌 가정을 지원했다. 농민들의 생활고를 외면하지 않았던 그의 행보는 사망 이후에도 현지 언론의 추모 기사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숨지기 나흘 전인 4일에는 고아주의 한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예술의 역할과 사회에 무언가를 돌려주는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이 행사는 그의 마지막 공개 활동으로 알려졌다.


사망 소식에 인도 영화계와 정치권의 추모가 이어졌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다양한 배역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배우였다고 평가했다.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악샤이 쿠마르도 고인의 독보적인 연기와 진정성을 떠올리며 애도했다.


파테카르가 남긴 것은 수십 편의 영화와 연기상만이 아니다. 무대에서 출발해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고, 스크린 밖에서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움직였다. 인도인들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도 그 두 모습에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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