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 전쟁이 끝난 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가치를 다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일부 유럽 동맹국이 기지 사용과 영공 통과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한 공개 불만으로, 중동 전선이 대서양 동맹 내부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루비오의 발언은 알자지라 인터뷰와 이를 인용한 블룸버그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루비오는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이 필요로 할 때 군사기지 제공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유럽이 공격받을 때 미국이 방어해주길 바라면서, 정작 미국이 필요할 때 기지 사용을 거부한다면 좋은 관계가 아니다”는 취지로 말하며, 이런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미국이 이란전 이후 나토의 효용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이번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대응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시각차와도 맞물려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오는 최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동 이후, 전투가 끝나면 국제 공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회복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다만 프랑스·영국·독일 등 주요 유럽국은 초기 군사행동과 거리를 두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으며, 공동성명도 민간인 보호와 자유항행 회복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 내 실제 움직임도 미국의 불만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AP통신은 스페인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관여하는 항공기에 대해 자국 영공 사용을 막았고, 앞서 공동 운용 기지 사용에도 제약을 뒀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전쟁이 불법적이고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자국 자산이 분쟁에 활용되는 데 선을 그었다. 이 조치는 미국 정부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루비오의 나토 관련 발언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는 또 “미국이 없으면 나토도 없다”며 동맹은 상호 이익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유럽 안보를 떠받치는 대신, 유럽도 중동과 같은 미국의 전략 현안에서 보다 실질적인 협조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을 향해 방위비와 군사 협력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감정 섞인 불만 표출이라기보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이 동맹 구조를 더 거래적이고 실리적으로 재정비할 수 있음을 시사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동 위기까지 겹치면서, 미국과 유럽의 전략 우선순위 차이가 더 선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방식과 유럽의 후속 대응에 따라 나토 내부 긴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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